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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브리핑] 아동 양육시설 '가슴아픈 급식비' 2천원

<앵커>

이어서 현장 브리핑 순서 진행하겠습니다. 아동 양육시설에 한 끼 급식비가 2천 원이라고 합니다. 충분하기는 어렵겠습니다마는 그래도 부족해서 안되는 게 아이들 급식비일 텐데 이 문제 취재한 사회부 채희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채 기자 어서 오십시오. (네, 안녕하세요.) 요즘 물가가 마트 같은데 가보면 웬만한 가자 한 봉지도 1천 원 이상 하지 않습니까? 2천 원이면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 저희가 3차례에 걸쳐서 아동 양육시설, 그러니까 과거에 고아원으로 불렸는데요, 이곳의 부실한 급식비 실태를 보도해 드렸습니다.

기부금은 줄고 정부 지원금도 턱없이 낮기 때문인데요, 일단 화면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지난해 초 한 끼 급식비 지원액으로 만든 1천500원짜리 식단입니다.

일반 초등학생들이 먹는 4천 원짜리 식단과 비교를 했는데요, 영양 계산이 필요 없을 정도로 한눈에 보기에도 반찬부터 간식까지 차이가 컸습니다.

SBS 보도와 시민 단체가 아우성을 치니까 정부가 시설 아동 급식비를 지난해 500원 올려서 지금은 2천 원이 제공이 되지만, 여전히 부실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저소득층 최저 급식비 권고 금액인 3천500원에도 부족하고 일반 중학교 급식비 4천 원의 절반 수준입니다.

<앵커>

일단 식판을 보니까 굳이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개선이 필요하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그렇다면 한 끼당 1, 2천 원 정도 차이가 아이들 성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1년 동안 추적 조사를 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보도가 나간 이후에 후원금이 계속 모였습니다.

부모님의 마음일 텐데요, 그럼 이 후원금을 어떻게 쓸까 고민을 했는데 1회 성으로 지원하는 것보다 혹시 정책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했고, 그때 이 후원금 3억 5천만 원이 모였습니다. 

이것을 시설에 지원을 해서 아이들에게 4천 원짜리 밥을 한 번 먹여보자.

(실제로 차이를 보면 정부의 정책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한 것이겠죠.)

네, 그래서 매년 40원씩 올리던 지원금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없겠느냐는 취지의 아이디어였고요, 화면을 보면서 조사 방법부터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수도권과 경북 지역의 두 곳씩, 모두 네 곳에 아동 양육시설을 골랐습니다.

1년 동안 두 군데는 급식비 2천 원을 추가 지원해서 4천 원짜리 급식을 주고, 나머지 두 곳은 현행대로 2천 원짜리 밥을 먹었겠죠.

1년 뒤에 이 두 집단 사이에 아이들이 얼마나 성장하는 지를 비교해 봤습니다.

<앵커>

아이 길러본 부모님들이야 그 결과를 분명히 잘 알겠죠. 먹어야 잘 큰다는 것은 당연히 상식적인 얘기인데 이 1, 2천 원 차이가 생각보다 굉장히 큰 변화로 나타났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처음에 조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정말 1년 동안 아이들이 많이 바뀔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지난주에 결과를 받아보고 정말 유의미한 결과에 놀랐습니다. 화면 보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전체적인 결과부터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으로 나눠서 비교를 했는데 일단 전체 아이들은 4천 원짜리 급식을 먹은 아이들이 2천 원짜리 밥을 먹은 아이들보다 평균 키는 1.6cm 더 컸고, 몸무게는 평균 2.4kg이 늘었습니다.

그리고 학년 별로도 차이가 났는데, 특히 중학생들의 급식비를 늘린 효과가 컸습니다.
 
4천 원짜리 밥을 먹은 중학생이 2천 원짜리 밥을 먹은 중학생보다 평균 2.6cm, 몸무게는 3.5kg이 늘었습니다.

[임종한 교수/인하대학교 : 성장 발달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이런 변화 (급식비 지원)를 통해서 정상적인 성장 발달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라고 보여집니다.]

<앵커>

결과를 보니까 저도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마는 가슴이 아프네요, 일단. 그래서 제도 계선이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데 지역별로도 결과의 차이가 좀 있었다면서요? 소개를 해주시죠.
 
<기자>

이번에 수도권과 경북 지역을 보도해 비교했는데요, 경북 지역의 아이들이 수도권보다 더 많이 자랐습니다.

그 이유를 살펴봤더니 일단 수도권 보다 경북 지역이 기부금이 낮기 때문입니다.

화면을 보시면 지난 1년 동안 연간 10cm 가까이 크고 몸무게도 10kg 가까이 늘었습니다.

수도권보다 그만큼 성장 격차가 많이 벌어졌다는 얘기인데요, 그 이유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기부금이 지방은 많이 적기 때문입니다.

전국에 시설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1만 6천 명 정도 되는데, 이 아이들을 한 끼니 2천 원씩 늘려서 먹이면 350억 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적은 예산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먹는 문제인 만큼 조금 더 신경 써야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다.

<앵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수도권 아이들은 그래도 기부를 많이 받으니까 조금 먹는 게 나은데 지방으로 갈수록 열악하다.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거죠. 굉장히 의미 있는 조사를 했고요, 나머지 아이들도 더 잘 못 먹이는 게 가슴이 아픈데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모쪼록 정부의 대책이 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이슈 타임라인 ▶ --------------------

2013년 1월22일 : 8시뉴스

*  형편없는 1500원 시설 급식…이웃들이 나섰다

2013년 5월9일 : 8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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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3일(월) : 8뉴스

한 끼 2000원하는 부실 급식…"애들이 덜 큰다"

10월 14일(화) : 현장 브리핑

*  아동 양육시설 '가슴아픈 급식비' 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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