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에 꽃필 때 딱 이틀 동안 영하 2도 아래로 내려갔더니 벌어진 일이여."
무슨 말이냐고요? 1년 만에 103% 상승, 통계 작성 후 전년 동기 대비 최고치 상승. 각종 물가 상승 기록을 갈아치운 배 이야기입니다. 배가 왜 이렇게 비싸진 건지 이야기를 듣다 보니 작년 봄까지 간 겁니다. 사과도 마찬가지, 복숭아도 마찬가지. 그때 이틀간 냉해를 입었더니 가을에 배가 30% 이상 줄어들었던 겁니다.
이게 지금까지 이어져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게 됐습니다. 당연히 물가는 올라갔습니다. 배 하나가 지난달 물가지수를 0.06%p나 끌어올렸습니다.
무슨 상황인데?
사실 이런 생각을 종종 하게 됩니다. 과일값이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비싸고, 날씨 조금 나빴다 하면 채소들도 여지없이 가격이 치솟곤 하기 때문입니다. 한 번쯤 있었을 법한 연구자료 같은데 이번에 한국개발연구원, KDI 이승희 연구위원이 내놓은 자료가 사실상 처음이라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릴까요? 기상 여건 중에 가장 물가에 영향이 큰 건, 강수량이었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우선 100mm란 숫자입니다. 한 달에 평균 강수량보다 100mm가 더 왔을 때 신선식품지수는 1%p 오릅니다. 여기서 한 달이 아니라 두 달, 석 달 이렇게 더 내렸다 그러면 어떻게 되나 봤더니 구체적인 숫자는 나오진 않았지만 거의 정비례해서 물가는 오르는 것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1년 중 석 달만 평균 강수량보다 100mm 이상 비가 오면 3%p 정도 신선식품지수가 오르는 겁니다.
또, 100mm가 아닌 200, 300mm가 오면 어떻게 되나 봤더니 이 역시 양의 관계로 정비례해서 올라가는 패턴을 보인다는 게 연구위원의 말이었습니다. 결국, 평균 강수량보다 200mm 이상 더 내린 게 1년 중 석 달이면 이젠 신선식품지수는 6%p 정도 치솟게 됩니다. 개별 품목이 아닌 한 지수가 6%p 상승하면 전체 물가 상승에 끼치는 영향은 훨씬 더 커지게 됩니다.
단순히 대입해 보면 신선식품지수가 6%p 정도 더 오르게 되면 소비자물가지수는 0.4%p 정도 올라갑니다. 정부가 1,000억 원을 넘게 투입해서 대응을 해도 0.1%p가 내려갈까 말까 하는데 0.4%p는 어마어마한 상승치인 겁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