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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지금 중국에 닥친 경제 위기, 얼마나 심각한가? [폴 크루그먼]

[뉴욕타임스 칼럼] How Scary Is China's Crisis?, By Paul Krugman

스프 NYT 뉴욕타임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폴 크루그먼은 오피니언 칼럼니스트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뒤 발생한 경제 위기는 매번 격렬한 지적, 정책적 토론으로 이어지곤 했다. 다만 거듭되는 토론과 무관하게 모두가 대체로 동의하는 점이 하나 있다면, 팬데믹 이후의 경제 위기가 지난 2008년 금융 위기와는 닮은 점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경제 규모가 큰 나라 — 집계 기준에 따라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라고 할 수도 있는 — 중국이 이제 막 겪기 시작한 것처럼 보이는 이번 경제 위기는 전 세계가 2008년 겪었던 위기와 많이 닮아서 우려스럽다.

내가 가진 정보와 능력으로는 중국이 "민스키 모멘트"를 예방하거나 견뎌낼 만한 능력을 갖췄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민스키 모멘트란 너무 많은 빚을 지고 있다는 자명한 사실을 모두가 모르고 있다가 불현듯 깨닫는 순간을 뜻한다. 솔직히 말하면, 중국의 경제 관료를 포함해 그 누구도 여기에 확실한 답을 내놓지 못할 것 같다.

다만 질문에 몇 가지 가정을 덧붙여 범위를 좁히면, 그나마 내가 답할 수 있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중국이 만약 2008년 금융 위기와 비슷한 위기를 겪게 된다면, 전 세계가 그 여파로 고통받게 될까? 특히 미국은 얼마나 큰 피해를 보게 될까? 뒤의 질문에 먼저 답하면, 그렇지 않다. 중국 경제는 물론 거대하다. 그러나 중국의 문제에 영향을 받기에는 미국이 중국과 맺고 있는 금융, 무역 관계가 아주 미미하다.

이번 경제 위기가 미칠 여파에 관해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이번 위기가 어떤 점에서 미국, 유럽이 겪은 2008년 경제 위기와 닮았는지 짚어 보자.

2008년 경제 위기는 대서양 양쪽의 주택 시장에 낀 거품이 터지면서 촉발됐다. 주택 시장 붕괴로 인한 피해는 금융 시장의 혼란 탓에 가중됐다. 특히 "그림자 은행"의 파산이 뇌관이 됐는데, 그림자 은행은 은행처럼 행동하지만, 자금을 훨씬 더 위험하게 운용해 시장 상황이 조금이라도 나빠지면 뱅크런을 부르는 제2, 제3 금융권 업체들이다. 이런 그림자 은행은 기존 금융 기관과 달리 규제 대상이 아니었으며, 은행들이 제공하던 최소한의 안전망도 갖추지 않았다.

지금의 중국은 15년 전 서구 국가들보다 부동산에 거품이 훨씬 더 많이 꼈다. 또한, 비대한 제2, 제3 금융권이 오랫동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점도 닮았다. 여기에 중국만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겹쳤는데, 대표적인 게 지방정부들이 저마다 떠안고 있는 막대한 부채다.

그나마 중국이 아르헨티나나 그리스처럼 외국 채권단에 막대한 빚을 지지 않았다는 점은 다행이다. 지금 중국에 문제가 되는 빚은 본질적으로 중국 스스로 진 빚이다. 다시 말해 이론적으로는 중국 정부가 나서서 채무자들의 빚을 탕감해 주고, 채권자도 어느 정도 손실을 분담하는 선에서 빚을 청산하게 한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이렇게 경제적 필요에 따라 금융 구조조정을 해낼 만큼 유능한가? 경제 관료와 공무원들이 문제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결단력을 가지고 일을 처리할 수 있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두 번째가 더 마음에 걸린다. 지금 중국은 부동산 시장에 잔뜩 낀 거품을 빼고 소비자 수요를 진작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그러나 언론 보도를 보면 여전히 중국 고위 관료들 사이에서는 일부 소비자들의 "사치와 낭비"를 우려해 개인이 자기 돈을 어떻게 쓸지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권한을 주기 망설이는 사람이 많다. 게다가 중국 관료들이 위기가 임박했다는 신호가 감지될 때마다 시중 은행에 대출을 늘리도록 압박하는 식으로 대응하는 점도 걱정된다. 그런 정책이 쌓여 중국이 지금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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