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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사람들이 겁에 질려 총을 사기 시작한다, 그다음은 이렇습니다

[뉴욕타임스 칼럼] People Get Scared and Buy a Gun. Here's What Happens Next., By Neil Gross

스프 NYT 뉴욕타임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닐 그로스 박사는 콜비 칼리지 사회학과 교수다. 저서로 "길을 걷다: 반대를 무릅쓰고 경찰 문화를 바꿔낸 경찰서장 세 명의 이야기(Walk the Walk: How Three Police Chiefs Defied the Odds and Changed Cop Culture.)"가 있다.
 

살인과 강도, 총기 폭력 같은 강력 범죄는 팬데믹 시기에 증가했다가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공포심은 여전하다.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미국인의 60%가 강력 범죄는 "매우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뉴욕주 설문 조사에서는 주민 10명 가운데 4명이 "요즘처럼 치안을 걱정한 적은 살면서 처음"이라고 답했다.

공화당 정치인들은 약한 처벌과 경찰 예산 폐지("defund the police") 운동이 강력 범죄 증가의 원흉이라며, 이런 정책을 낸 민주당과 진보 진영을 비판하는 동시에 공포심을 부추기고 있다. 민주당 정치인들은 범죄율이 1990년대 초반 절정기에 비하면 실제로는 낮은 편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사회과학자들은 그 어느 쪽의 주장과도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 역설을 오랫동안 인식해 왔다. 범죄에 대한 공포 그 자체가 공공 안전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총기 문제를 살펴보자. 사람들이 총기를 구입하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자기 보호 욕구다. 그러나 총기를 근처에 두면 오히려 자살이나 총기 사고 위험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범죄 문제에도 일조하게 된다.

경제학자 스티븐 빌링스는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과 주변 카운티에서 총기를 눈에 보이지 않게 휴대할 수 있는 허가증(concealed-carry permit)을 받은 주민들의 사례를 살펴봤다. 빌링스는 1년의 조사 기간 동안 허가증을 가진 사람들이 강력 범죄 피해자가 될 확률이 허가증이 없는 사람들보다 낮다고 파악했다. 그러나 허가증 소지자들은 더 높은 확률로 재산 범죄 피해를 신고했는데, 도난당한 물건이 총기인 경우가 많았다.

도난당한 총기는 주 밖으로 밀반출되기도 하지만, 지역사회 내에서 순환되는 일이 더 잦고 이런 무기들이 추가 범죄에 사용되기도 한다. 그 결과 은닉 휴대 허가증이 하나 발급될 때마다 지역사회의 강력범죄율은 약 2%씩 증가했다. (빌링스 박사는 총기 소유자가 총기 안전 수칙을 더 잘 따르기만 했어도 증가율을 낮출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나쁜 사람이나 범죄 조직의 손에 들어간 총기는 더욱 치명적인 범죄를 낳는다.

허용적인 입법과 총기 규제를 완화하는 최근의 판결 경향에 공격적인 제조마케팅이 더해져, 총기를 손에 넣는 일은 그 어느 때보다 쉬워졌다. 범죄에 대한 공포가 총기 구매로 이어진다면 폭력이 증가하고, 그로 인해 공포심은 더욱 커진다. 악순환이다. 이 악순환이 전반적인 범죄율의 눈에 띄는 증가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범죄율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주로 차량으로부터 도난당하는 총기로 인해 샬럿 등 여러 도시들이 바로 그런 상황에 처했다.

나아가 공포는 범죄로 인한 사회, 경제적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수십 년에 걸친 사회과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범죄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고, 무질서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고 해당 지역이 위험하다고 잘못 판단하기도 하며, 범죄에 대한 공포가 인종적인 편견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이제는 고전이 된 1986년의 에세이에서 정치학자 웨슬리 스코건은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이 지역 사회의 범죄 활동을 두려워하게 되면, 상황은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겁에 질린 사람들은 이웃과 어울리려 하지 않는다. 종교 활동이나 시민단체 활동도 줄어들게 되고, 지역사회의 중요한 기반이 약화된다. 이웃과 힘을 합쳐 동네의 말썽꾼들에게 맞서는 일도 겁을 먹고 꺼리게 된다면, 범죄 예방에 필요한 비공식적 억제력도 약해지는 것이다.

사람들이 동네에서 쇼핑하거나 일하기를 꺼리게 되면 소매점은 문을 닫고 제조업체나 사무실은 다른 동네로 떠나게 된다. 이로 인해 지역사회의 합법적인 소득이 줄어들게 되면 불법 시장이 커지고 절도와 마약, 폭력 범죄는 증가한다.

스코건 박사의 에세이는 주거 지역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같은 현상이 도심 지역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오늘날의 상황이 바로 그렇다. 브루킹스 연구소 소속의 해나 러브와 트레이시 해든 로는 올봄 뉴욕과 시카고, 필라델피아, 시애틀 도심 상황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네 개 도시에서는 직장인들이 재택근무를 하면서 도심이 아직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다. 건물의 공실률은 여전히 높고, 도심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장사하던 업체들은 여전히 부진하거나 문을 닫은 상태다. 한편 노숙자나 눈에 띄는 정신질환자, 마약 중독자는 더 늘어났고 도난과 폭력 범죄 건수도 높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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