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봄비 덕분에 식목일 아침 전국의 산불이 진화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천우신조 같은 봄비 도움, 언제까지 기대할 순 없겠죠. 기후위기 시대 갈수록 거세지는 산불을 예방할 산림 경영이 필요한데요. 우리는 지질학적 특성상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더 숲 가꾸기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무슨 얘길까요?
왜 중요한데?
이런 다양성 차이는 시간을 거슬러 2만 년 전 마지막 빙하기로 올라갑니다. 한반도는 미주, 구주와 달리 이 빙하기를 겪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그 어느 지역보다도 높은 식물 다양성이 보존돼 왔습니다. 작은 뒷산 한 곳에만 가더라도 수십 종의 나무가 자라고 있는 건 이런 덕택입니다. 이 같은 다양한 식물상을 바탕으로 숲 속 미생물, 곤충, 동물에 이르기까지 터를 잡고 생태계를 유지해 왔고요.
따라서 예전처럼 소나무 일색 나무 심기가 아니라 우리 기후환경을 감안해 기존 다양성을 복원하는 산림 가꾸기가 돼야 한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그만큼 어려운 과제인 셈입니다.
좀 더 설명하면
그간 우리 조림 노하우는 소나무류에만 집중돼온 탓에 소나무 외 활엽수 같은 수종에 대해서는 경험이 충분치 않습니다. 또 활엽수의 경우 뿌리가 곧게 아래로 뻗는 특성 때문에 묘목을 이식하기가 어렵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기후위기 시대 숲 가꾸기에 있어 우리에게 더욱 불리한 이유가 또 있죠. 우리의 경우 산림지대 토심(흙의 깊이)이 얕다는 겁니다. 얕은 토심이 문제 되는 건 산사태에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가운데 대표적인 게 여름철 태풍, 폭우 등이죠.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우리처럼 산사태 위험도가 높은 곳이 많지 않다고 할 정도입니다. 더구나 산불로 많은 나무들이 사라지면서 얕은 토심을 붙잡아 주던 역할을 하던 기둥들이 뽑혀 나간 거나 마찬가지여서 갈수록 산사태 걱정도 커질 수밖에 없죠. 이렇게 다양한 특성에 맞춰서 조림 원칙을 잡아가야 할 겁니다.
한 걸음 더
숲은 대표적인 온실가스 흡수원이죠. 나무는 물론 바닥에 쌓인 풀과 나뭇가지들 그리고 토양 속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탄소저장고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