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붕괴 사고 나기 직전, 건물 맨 꼭대기 층에서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평평해야 할 부분이 움푹 꺼지면서 일하던 사람들이 뭔가 잘못됐다는 걸 느낄 정도였습니다.
KBC 신민지 기자입니다.
<기자>
둔탁한 소리와 함께 콘크리트 거푸집이 쩍 하고 입을 벌립니다.
미처 막을 새도 없이, 굳지 못한 콘크리트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합니다.
이어지는 작업자의 탄식 소리.
정면에서 본 거푸집의 모습입니다.
수평을 유지하고 있어야 할 바닥이 밑으로 움푹 꺼져 위태롭습니다.
일반인이 보기에도 뭔가 잘못됐음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 영상은 지난 11일 광주 화정동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가 벌어지기 10분 전, 아파트 최상층 공사 현장의 작업자가 바닥 콘크리트 타설 장면을 찍은 영상입니다.
심상치 않은 현장 상황을 관리자에게 보고하기 위해 찍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영상을 본 전문가는 적어도 10cm 이상으로 추정되는 거푸집의 균열이 붕괴 징후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송규/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 : 지금 가운데 부분에서 상황을 보면 붕괴가 시작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웬만한 사람들 이거 보고 도망가야 합니다. 대피해야 해요. 왜냐하면, 이런 상황이 나타날 수가 없거든요. 아주 위험한 상황입니다.]
실제로 영상을 찍은 작업자들도 놀라 계단으로 서둘러 대피했습니다.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 사고의 원인이 콘크리트 양생 과정의 결함일 수 있다고 지적되는 가운데, 사고 10분 전 영상이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는 열쇠가 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