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을 떠나 두 달 전 한국에 온 부부가 오늘(28일) 귀중한 생명을 얻었습니다. 임신 8개월의 몸으로 힘들게 고향을 탈출했던 아프가니스탄 부부는 한국에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이 가족을 직접 만났습니다.
박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 오후 서울 고려대 안암병원.
아빠는 딸과의 첫 만남에 긴장이 앞섭니다.
드디어 딸을 만나고,
[A 씨/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 우리 딸이에요. 우리 부부의 첫 아이예요.]
아이는 아빠를 알아보듯 꼬물꼬물 손을 뻗습니다.
눈을 깜빡이고 건강하게 움직이는 딸을 보며 아빠는 말을 잇지 못합니다.
아프가니스탄 한국대사관에서 일했던 A 씨는 지난 8월 임신 8개월인 아내와 함께 특별 기여자 자격으로 한국에 왔습니다.
사선을 넘는 힘든 여정이었지만 아내는 잘 버텨줬습니다.
물론 처음 와본 나라,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 첫 출산을 하는 일이 쉽진 않았습니다.
[A 씨/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 아프가니스탄에선 여자는 여자 의사, 남자는 남자 의사에게 진료 받아야 해요. 하지만 여기선 환자를 치료할 때 의사의 성별을 따지지 않았어요. 우리는 이곳의 규칙과 문화를 따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의료진도 문화의 차이를 존중하며 안전한 출산을 위해 힘썼습니다.
[홍순철 교수/고려대안암병원 산부인과 : (의료진에게) 몸을 보이지 않으려는 건 사실 특히 여성의 생식기라든가 이런 문화를 존중해주는 거고요 배나 아니면 다른 부분에 진찰하는 건 이분들도 다 동의를 하고 있어요.]
특별기여자란 상황을 고려해 진료와 출산 비용은 병원 측이 부담했습니다.
현재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한 상태.
부부는 아이의 예명을 한국과 아프가니스탄의 첫 글자를 따 모나자 '한아'라고 지었습니다.
[A 씨/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 딸이 안전하게 태어나서 기뻐요.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살고 싶어요. 그게 제 꿈이에요.]
(영상취재 : 김성일,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