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강호와 김민희가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선정한 '21세기 가장 위대한 배우 25인'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21세기 가장 위대한 배우 25명'(The 25 Greatest Actors of the 21st Century)을 선정하고 그 이유를 밝혔다. 송강호는 여섯 번째로, 김민희는 열여섯 번째로 언급됐다.
송강호에 대해서는 "2020년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인 '기생충'에서 가난한 가장을 연기하면서 미국 관객에게 주목을 받게 됐다"고 설명한 뒤 주요 작품에 송강호를 캐스팅했던 봉준호 감독의 전언을 실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초록 물고기'에서 송강호를 처음 봤다. 연기가 놀라울 정도로 현실적이어서 감독들 사이에서 실제 깡패라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 오래 연극을 했던 배우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면서 "'살인의 추억'의 시나리오를 쓰며 송강호를 캐스팅하리라 단단히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는 그 역할을 위해 태어났고, 이 영화는 그를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라고 송강호를 눈여겨봤던 순간을 떠올렸다.
이어 "송강호는 매 순간 생명을 불어넣는 능력이 있다. 어려운 대화나 고도의 카메라 작업을 수반한다 하더라도 그는 원활한 방법을 찾는다. 그의 독특함은 평범함에서 비롯된다. 특히 한국에서는 이웃에서 만날 수 있는 전형적인 한국 직장인의 자질을 투영한다. '괴물'이나 '기생충' 같은 영화에서 일상적인 캐릭터로 비쳐질 때 더욱 몰두하게 된다. 송강호는 평범함에서 시작해 그것을 독특하고 흉내 낼 수 없는 것으로 만들어낸다"고 평가했다.
봉준호는 "송강호에게는 언제나 드러나지 않은 새로운 층이 있을 것 같다. 그는 자라고 자라는 캔버스 같다. 붓질을 아무리 해도 더 칠할 공간이 있다. 여전히 그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보고 싶다. 나에게 그는 무궁무진한 다이아몬드 광산 같은 존재"라고 자신의 페르소나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김민희에 대해서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에서 보여준 연기를 거론하며 "절묘하게 뉘앙스를 살린 김민희의 연기가 영화의 중심에 있다"고 평했다.
또한 김민희가 홍상수 감독과의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것을 언급하며 "홍상수 감독의 작품은 김민희의 명쾌한 표현력에 의해 아름답게 그려진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에서의 강렬한 연기도 극찬했다. 뉴욕타임스는 "'아가씨'에서 김민희는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며, 괴물에서 소심한 이로 휙휙 바뀐다"고 팔색조 같은 매력을 칭찬했다.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21세기 가장 훌륭한 배우' 리스트에는 미국 배우뿐만 아니라 프랑스, 스페인, 캐나다 등 국적을 막론한 연기파 배우들이 언급됐다.
덴젤 워싱턴, 줄리안 무어,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소냐 브라가, 마허샬라 알리, 멜리사 맥카시, 까뜨린느 드뇌브, 롭 모건, 웨스 스투디, 윌렘 대포, 알프리 우다드, 마이클 B. 조던, 오스카 아이삭, 틸다 스윈튼, 호아킨 피닉스, 시얼샤 로넌, 비올라 데이비스, 자오 타오, 토니 세르빌로, 니콜 키드먼, 키아누 리브스, 다니엘 데이 루이스, 이자벨 위페르 등이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배우로는 한국의 송강호와 김민희, 중국의 자오 타오 세 명만이 이름을 올렸다.
(SBS 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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