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있는 아우디 공식 매장입니다. 그런데 그 지하에 불법 시설이 있는 것을 저희 취재진이 확인했습니다. 자동차 정비 시설인데 공식 서비스 센터보다 3배나 더 크게 지어놓고 몰래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비밀, 불법 영업은 무려 9년 동안 계속돼왔는데 단속해야 할 강남구청은 행정처분 한번 내리지 않았습니다.
거침없이 간다, 백운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남 대치동에 있는 아우디 공식 딜러 매장입니다.
지하 1층에서 리프트 2대를 갖춘 정식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객용 엘리베이터에 붙어 있는 층별 안내판이 이상합니다.
유독 지하 4층에 뭐가 있는 것인지 알 수 없게 가려 놨습니다.
차량용 엘리베이터 역시 지하 4층은 버튼이 눌러지지 않습니다.
건축물대장을 확인해 보니 '주차장'으로 신고된 곳입니다.
원래 주차장이 있어야 될 지하 4층 문은 이렇게 카드를 대거나 지문을 인식해야 열리는 잠금장치로 굳게 잠긴 상태입니다.
다른 한쪽으로 오시면 문이 하나 더 있는데요, 이 문 또한 잠금장치로 굳게 잠겨있는 상태입니다.
점심시간 때 문 안쪽에서 나온 직원에게 물어보니 '주차장'이 있다고 말합니다.
[아우디 대치서비스센터 직원 : (여기는 정비센터 전혀 없다는 거죠?) 예. (100% 주차장이 맞나요, 여기는?) 예.]
직원이 나온 문 안쪽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그런데 주차장이 있다던 곳에 대형 서비스 센터가 있습니다.
리프트가 9대나 있고 지하 1층에 있는 정식 서비스 센터보다 3배나 큰 규모입니다.
한편에는 세차장까지 마련돼 있습니다. 모두 불법 무등록 정비 시설들입니다.
아우디 매장이 있는 곳은 주거 지역이라 면적 5백 제곱미터까지만 서비스 센터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코오롱 아우토(아우디 공식 딜러사) 관계자 : 정비 공장을 지으려면 강남이나 송파나 이쪽은 허가가 안 납니다.]
그렇다 보니 더 많은 차를 정비하기 위해 비밀 센터를 차려 운영해 왔던 겁니다.
[前 아우디 대치서비스센터 정비사 : 리프트가 의미하는 건 돈, 매출을 의미하거든요, 한 대당. 그러니까 그만큼 수용할 수 있는 차가 많으면 매출도 그만큼 많고.]
확인 결과 불법 센터의 시설들 모두 본사인 아우디 코리아에서 내준 것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불법 영업을 한 지난 9년 동안 당국의 단속에 한 번도 적발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前 아우디 대치서비스센터 정비사 : (구청에서) 단속을 나온다는 얘기를 전날 들어서 위에서 지시가 내려오죠. 내일 구청에서 사람이 단속 오니까 지하 4층 폐쇄해라.]
단속 주체인 강남구청은 단속 정보를 미리 알려준 적은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그러면서 내부자 신고 없이 단속하는 것은 어차피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강남구청 담당 공무원 : (점검해도) 한 10분 정도밖에 안 봐요. 사실 가서 그냥 어떻게 보면 형식적인 거고. 일일이 뒤져보는 것은 없어요.]
불법 대형 정비 시설에서 지난 9년간 차를 몇 대나 수리했는지, 매출이나 세금은 어떻게 처리했는지도 불투명합니다.
불법 정비 시설에 장비를 지원해 왔던 아우디 본사 측은 모든 책임을 딜러사인 코오롱 아우토로 넘겼고 강남구청은 뒤늦게 행정처분을 검토하겠다고 밝혀왔습니다.
(영상편집 : 박지인, VJ : 김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