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시간강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이른바 강사법이 오는 8월 시행됩니다. 이 법의 시행을 앞두고 일부 대학들이 오히려 강사들을 무더기로 해고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임태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영남대의 한 시간강사가 최근 학교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입니다.
"올해 1학기 강의를 배정하지 못했다"며 "강사법 예비 시행으로 다른 강사에게 강의를 몰아주면서 부득이하게 됐다"라고 사유를 설명했습니다.
이 대학에서 이렇게 강의에서 배제된 강사는 2백60여 명, 전체 시간강사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로 사실상 해고 통지입니다.
[김용섭/한국비정규교수노조 영남대 분회장 : 이 정도 규모일 줄은 몰랐는데, '강의 미배정' 받았다 하는 얘기는 일반 산업 현장에서 이야기하는 표현대로 하면 그건 해고 아닙니까.]
대학들은 수년째 등록금이 동결된 상황에서 강사법 시행까지 겹치면 재정부담이 늘어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강사 단체는 대학 인건비에서 강사료 비중이 대체로 5% 미만이고, 정부 지원 예산도 책정돼 있으므로
무리한 구조조정이라고 비판합니다.
[김영곤/전국대학강사노조 대표 : (고용 안정 예산이) 한 학기에 300억 원 정도 되는데 그걸 정부에서 이미 예산을 책정했고, (나머지) 30% 정도 해당되는 돈을 사학 보고 대라는 건데 그 돈은 얼마 안 되거든요.]
처우개선을 기대했던 강사들이 강사법 때문에 오히려 내쫓기는 아이러니한 상황인데도 교육부는 당장 신학기 강의 미배정에 손쓸 방법이 없다는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