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의 남한 체류 기간이 길수록 만족도와 적응성이 오히려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정권·최창용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KDI 북한경제리뷰' 4월호에 실린 논문 '탈북주민의 가치관, 적응도 및 삶의 만족도'에서 탈북민의 가치관과 사회 적응성을 분석했습니다.
이 연구는 2003년 이후 탈북한 20세 이상의 탈북민 1천1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설문 결과 남한 사회의 적응성은 체류 기간이 5년 이하와 10년 이상일 때를 비교하면 대체로 0.1포인트 내외로 하락하거나 변동이 없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삶에 대한 만족도 역시 적응성과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했습니다.
논문은 "체류 기간이 늘어남에도 적응도와 만족도가 오히려 하락한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라며 "보다 구조적이고 상위의 대책이 필요함을 의미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탈북민의 창의 혁신성도 체류 기간이 늘어날수록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탈북민들이 남한 정착 이후의 사회 부적응에 따른 심리적 좌절과 금전적 어려움을 경험하면서 점차 보수화한 영향이라고 논문은 분석했습니다.
연구진은 탈북민들이 순조롭게 남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공공부문 채용 확대, 가족 단위의 창업 지원, 탈북 청소년 교육기회 확대 등 생애주기별·맞춤형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