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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세 남매 엄마 진술번복에 주목…경찰 수사 뒤집고 방화 입증

검찰, 세 남매 엄마 진술번복에 주목…경찰 수사 뒤집고 방화 입증
화재로 세남매를 숨지게 한 엄마 23살 정 모 씨에 대해 '실화' 혐의로 송치한 경찰 수사결과를 뒤집고 광주지검은 '방화'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정 씨의 자백과 증거, 정황 등으로 미뤄 경찰은 실화로 결론을 냈지만, 검찰은 최초 발화에 대해 정 씨가 진술을 번복한 것을 주목해 이를 전면 재검토했습니다.

대검찰청 화재수사팀의 정밀검식, 피의자 휴대전화 복원 등으로 화재원인과 범행동기를 밝혀내 정 씨로부터 "자살할 생각에 진화하지 않고 내버려 뒀다"는 방화의 결정적인 진술을 받아냈습니다.

검찰은 정 씨가 처음에는 '라면을 끓이려고 주방 가스레인지를 켜놓고 잠이 들었다'고 진술했다가 '담뱃불을 제대로 끄지 않고 잠이 들었다'고 진술을 바꾼 점을 주목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경찰이 '실화'로 결론 내고 송치한 이 사건을 검찰은 처음부터 다시 조사하기로 했고, 그 첫 번째로 화재 수사의 가장 기본적인 증거인 발화지점 조사에 집중했습니다.

최초 발화 지점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화재 감식결과에서 '작은방 내측에서 발화된 것으로 추정되나 출입문 외측 발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대검찰청 화재수사팀은 이에 대해 '방안 쪽 출입문 문턱에서 시작돼 방 내부를 전소시킨 것'이라는 결과를 내놨습니다.

최초 불이 시작된 지점이 방 안쪽이라는 정밀감정 결과는 '작은 방 바깥 입구에서 담뱃불을 이불에 튀겨 꼈다'는 정씨의 진술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증거였습니다.

검찰은 담뱃불로 이불에 불이 번질 수 있는지 규명하기 위해 극세사 이불에 재연실험을 벌여 담뱃불로 같은 형태의 불이 날 수 없음도 증명했습니다.

여기에 경찰이 비밀번호를 몰라 복원하지 못한 정씨의 휴대전화를 복원한 것도 방화의 정황을 뒷받침했습니다.

정 씨는 아이들이 잠든 방에서 불이 나고 있는데도 세남매를 구하지 않고 10분간 전 남편, 남자친구 등과 통화만 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불이 나고서는 약 40분간 거실에서 아무런 구호 조치도 하지 않은 정황도 밝혀냈습니다.

또 휴대전화에서는 전남편·친구와의 불화, 물품 사기 피해자의 변제 요구에 '자살하겠다'고 보낸 내용 등 고의로 불을 질러 세 남매를 숨지게 한 범행동기가 나왔습니다.

정 씨가 화재 당시 입은 화상의 흔적은 화재 당시 정 씨 진술과 달리, 작은 방 내부가 아닌 거실에 나와 있었음을 의심하게 했습니다.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는 경찰 조사에서 변명한 정씨의 진술에 대해 거짓 반응이 나왔습니다.

이를 토대로 추궁한 검찰에게 정 씨는 "작은 방 바깥에서 담배를 피운 후 이불에 위에 담배꽁초를 올려둔 채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장난을 했다"며 "작은 방에서 전화하던 중 화재가 발생했으나 처음에는 자녀들과 자살할 생각에 진화하지 않고 내버려 뒀다"고 털어놨다.

검찰은 이 같은 수사결과를 토대로 정 씨가 부주의로 불을 낸 게 아닌 고의로 불을 낸 것으로 보고 현주건조물 방화치사 혐의로 구속기소했습니다.

광주지검 관계자는 "정 씨가 수사 초기 담뱃불에 의한 실화임을 주장했으나 대검 화재수사팀 감정 등 적극적인 과학수사를 통해 방화를 저지르고, 자녀들을 구하지 않고 죽게 한 혐의를 밝혀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양육문제, 물품사기 범행으로 인한 변제 독촉 등 범행 동기까지 실체적 진실을 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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