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종로의 한 공사현장에서 담장이 무너져 형제가 매몰됐다가 70대인 형이 숨졌다는 소식 어제(30일) 전해드렸습니다. 막내아들을 장가보내야 한다며 일흔의 나이에도 계속 궂은 일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이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평소처럼 새벽 일찍 집을 나섰던 아버지를 허무하게 떠나보낸 가족들은 큰 슬픔에 잠겼습니다.
2남 1녀를 둔 가장으로, 40년 동안 공사현장에서 일한 아버지였습니다.
[고인 아들 : 묵묵히 일만 하시고…(새벽) 세 시 반에 일어나서 밥하고 출근하셔서 (저녁) 일곱 시에 들어오셔서 씻고 식사하시고 바로 주무시고….]
어제 낮, 김 씨는 하수관 배관 공사 현장에서 담벼락이 무너지는 바람에 흙더미에 묻혀 숨졌습니다.
함께 사고를 당했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동생은 "형이 막내아들 장가가는 날을 기다려 왔다"고 말합니다.
[고인 동생 : '막내(아들)를 보내면, 결혼시키면 난 내 할 일 다 하고 참 원이 없겠다' 이제 참…결혼 못 시키니까….]
일당을 받으면 꼭 손주들 선물을 챙기는 사랑 많은 할아버지이기도 했습니다.
[고인 동생 : 형님이 조금 벌면 형수 아픈 데 치료비 거의 다 들어가고… 손주들 과자도 사주고….]
동생 김 씨는 공사 현장에서 돌덩이가 굴러떨어져 자신이 손으로 막기도 했다며 위험했던 현장 상황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현장 관리자와 건설회사 등을 상대로 안전관리에 문제는 없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 영상편집 : 유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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