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경찰 "북한, 김정남 사건 말레이 내 독자 조사는 불법"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해 북한이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독자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이 허용될 수 없는 불법행위라는 밝혔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할릿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기자들을 만나 "그들은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서류를 들여다볼 권한이 없다. 이는 불법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할릿 청장은 "만약 이 사안과 관련해 누군가를 조사하려 한다면, 요원이나 첩보원이 아닌 적법한 당국이라 할지라도 우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그는 실제로 북측이 말레이시아 내에서 독자 조사에 착수했는지를 묻자 답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싱가포르 언론 매체인 채널뉴스아시아는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한 공동 수사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북한이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독자적으로 사건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정남 얼굴에 독극물을 발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가 거주했던 쿠알라룸푸르 교외에서 그의 지인을 찾는 북한 요원의 모습이 포착됐다는 것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현지 미용실 점주는 "그들은 가게를 차례로 돌면서 시티 아이샤 친구들을 찾았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평양에서 왔으며, 정치적 음모를 조사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할릿 청장은 현재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에 은신 중인 김정남 암살 용의자 3명의 신병을 넘겨받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그는 일부 외신이 김정남 암살과 관련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로 추정되는 인물이 대사관에 있는 모습을 포착한 데 대해 "누가 찍혔든 문제가 안 된다. 우리는 누가 안에 있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국제형사경찰기구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이 된 평양의 북한인 용의자 4명과 관련해선 아직 진척이 없다. 현재 우리는 나머지 용의자들의 행방을 쫓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