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0시 53분쯤 부산 강서구의 한 공장 옆 도로에 검은색 에쿠스 승용차 1대가 섰습니다.
얼룩무늬 후드 티를 입고 절단기를 손에 든 채 차 밖으로 나온 39살 김모 씨.
김씨는 공장과 도로 사이를 가로지르는 폭 1m가량의 수로를 넘으려고 도로 갓길 턱 위에 올라 풀쩍 뛰었습니다.
김씨는 공장 한쪽에 매어져 있던 진돗개 2마리를 향했습니다.
김씨는 절단기로 진돗개 1마리의 목줄 자물쇠를 끊고는 목줄을 잡아 개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겁에 질린 진돗개는 김씨를 향해 짖지도, 물지도 못한 채 꼬리를 말고 애처롭게 질질 끌려 갔습니다.
진돗개와 끌고 수로를 건넌 김씨는 개를 에쿠스 트렁크에 실은 뒤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폐쇄회로 TV에 찍힌 차량 정보를 토대로 김씨를 붙잡았습니다.
경찰은 김씨가 이 범행 외에도 약 석달 동안 부산, 김해의 공장과 농장을 돌며 모두 13차례에 걸쳐 개 18마리를 훔친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경찰은 김씨가 몇 년 전에도 공장에 들어가 개를 훔치다가 처벌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씨는 훔친 개를 재래시장에서 마리당 10∼15만원에 팔아 생활비로 썼습니다.
한 경찰관계자는 "어떻게 개를 맨손으로 훔칠 생각을 했느냐고 묻자 김씨가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고 눈빛으로 제압하면 개가 꼼짝 못한다'고 자랑했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김씨의 집에서 진돗개 2마리를 압수하고 김씨를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