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편의점에 취업하자마자 주인 눈을 피해 교통카드에 1천만 원 넘게 충전해 달아났던 20대가 붙잡혔습니다. 나름의 세탁과정을 거쳐 현금화했는데, 세 시간 만에 도박으로 탕진했습니다.
보도에 조기호 기자입니다.
<기자>
손님이 뜸한 새벽 5시 반,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23살 안 모 씨가 기지개를 켜고는, 가방에서 교통카드 한 뭉치를 꺼내 계산대로 다가갑니다.
그리고는 한 개씩 돈을 충전하더니, 채 8분도 안 돼 599만 원어치를 충전하고는 유니폼을 벗어놓고 유유히 사라집니다.
[피해 편의점 점장 : 불은 켜져 있고, 문은 닫혀 있고 심히 당황을 했는데 (정산) 버튼을 눌러보니까 690여만 원이 잡혀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충격을 받고 이거 무슨 문제가 생겼구나…]
다음 날, 안 씨는 다른 편의점에서도 같은 수법으로 670만 원어치를 충전해 달아났습니다.
주인 몰래 이렇게 교통카드를 충전한 안 씨는 은행을 돌아다니면서 본격적으로 돈을 환불받았습니다.
일부 은행의 현금인출기에서는 교통카드에 충전된 금액을 계좌로 돌려받을 수 있는데, 안 씨는 먼저 친구들 통장으로 돈을 보낸 뒤에 자기 통장으로 송금받는 방법으로 1천270만 원을 챙겼습니다.
이 돈은 인터넷 도박을 하다가 불과 세 시간 만에 모두 날렸습니다.
경찰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교통카드가 충전될 땐 편의점 주인에게 바로 통보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배문산, 영상편집 : 우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