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김병철! 제발 슛 가지고 그만 좀 뭐라고 그래. 내가 스트레스 받아가지고 화병이 나려고 그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던진 농담이지만 그래도 이승현 선수가 슈팅 때문에 얼마나 연습하고 고민 했는지, 그리고 김병철 코치로부터 숱한 잔소리(?)를 들었는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지난 시즌 프로 무대 데뷔와 함께 맹활약을 펼치며(2014-2015 정규시즌 평균 10.87득점, 5.1 리바운드, 2.0 도움) 신인왕에 오른 이승현은 올 시즌 한 단계 더 도약했습니다. 득점과 리바운드 등 대부분의 기록들이 지난해보다 좋아졌고(2015-2016 정규시즌 평균 11.20득점, 5.5리바운드, 2.2도움), 수비 능력도 부쩍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덕분에 정규리그 시상식에서는 ‘베스트 5’와 ‘수비 5걸’, ‘최우수수비상’에 ‘인기상’까지 휩쓸었습니다.)
이승현 선수는 “시즌 초반에 3점슛이 안 들어가기 시작하니 점점 자신감을 잃게 됐고, 나중에는 ‘멘붕’까지 왔다”며 정신적인 문제를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그리고 이 때 가장 쓴 소리를 많이 한 사람이 바로 김병철 코치라고 밝혔습니다. 김 코치가 자신에게 강조한 것은 “너는 슛 기회에서 가끔 머뭇거리는 경향이 있으니 기회가 생기면 더욱 과감하게 슈팅을 하라”였다며, 플레이오프를 앞두고는 3점슛 특훈까지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6강과 4강 플레이오프 6경기에서 35.7%의 성공률로 경기당 1.67개의 3점슛을 터뜨려 챔피언전 진출을 이끌었고, 챔피언전 6경기에서는 41.7%의 고감도 3점포를 쏘아 올렸습니다. (이승현의 3점포는 이승현의 매치업 상대이자 KCC의 핵심인 하승진의 공략을 위해 중요한 승부수 중 하나였습니다.)
인사이드에서 특유의 활약을 이어가고 외곽포까지 부활한 에이스의 활약으로 오리온은 한결 수월하게 챔피언전을 풀어갔고 14년 만에 정상에 우뚝 섰습니다.
이승현은 ‘야자타임’에 어쩔 수 없이 반말을 하기는 했지만, 포스트시즌에 자신의 외곽포가 살아난 데는 김병철 코치의 역할이 정말 컸다며, 하늘같은 선배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