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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인도 계급사회의 고민…역차별 논란

쇼핑센터 전체가 시뻘건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경찰서마저도 검은 연기사 치솟고, 내부는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불을 지른 건 인도 북부 하리아나주의 농민들입니다.

카스트 제도에서 중류에 속하는 자트 계급입니다.

공무원 채용과 대학 입시에서 하층민 우대 정책으로 차상위 계급인 자신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고바단 자트/시위대 : 우리는 그동안 정부의 거짓된 공약에 속아왔습니다. 그릇된 정권을 반드시 갈아치울 것입니다.]

도로와 철로에 바리케이트를 세우고 점거 농성에 나선 시위대는 갈수록 폭력화하고 있습니다.

주 재무장관 집을 비롯해 기차역과 쇼핑몰, 차량까지 닥치는 대로 불을 지르고 약탈을 자행했습니다.

상점 5백 곳과 차량 1천2백 대가 전소됐고, 1천여 편의 열차가 취소됐습니다.

군경이 실탄을 쏘며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19명이 숨지고 2백 명이 다쳤습니다.

[라비/인도 하리아나주 : 시위 때문에 식당과 상점이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시위대가 200m마다 길을 막아서 길을 건너는 것조차 못하게 합니다.]

시위대는 위축되기는커녕 수도 뉴델리에 공급되는 수로를 차단해 식수 대란을 일으켰습니다.

열흘간 시위로 우리 돈 3조 6천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자 주 정부가 손을 들었습니다.

공무원과 입시 정원의 27%를 할당해달라는 자트 계급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신분에 따라 크게 4계급, 작게는 3천 개까지 나눠지는 인도의 카스트 제도는 1950년 폐지됐지만, 여전히 사회 전반에 뿌리 깊게 박혀있습니다.

정부가 소외계층 배려 목적으로 취업과 입시에서 하층민을 우대하면서 계층 간 갈등은 증폭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모디 인도 총리의 고향인 구자라트 주에선 중산층 50만 명이 역차별 항의 시위를 벌여 1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계급보다 빈부 격차가 더 큰 차별을 낳는다는 비판론과 여전히 가난에 빠진 하층민을 보호하자는 옹호론이 충돌하면서 계급 사회, 인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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