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상주에서 벌어진 농약 사이다 사건과 비슷한 일이 충남 부여에서도 생겼습니다. 70대 노인이 두유에다가 농약을 주사기로 넣어서 이웃집 앞에 갖다 놓았는데, 이걸 마시고 주민 3명이 병원에 실려갔습니다. 자기를 험담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TJB 김석민 기자입니다.
<기자>
충남 부여에 있는 작은 마을 주민 3명이 최근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가 병원 치료를 받고 목숨을 건졌습니다.
['농약 두유' 피해자 : 한 2~3분 만에 쓰러졌죠. 먹고 나서…. 이장님 언니가 차로 와보니까 내가 이미 쓰러져 있어 가지고, 그 언니 때문에 살았죠.]
3명 모두 두유를 마신 뒤였습니다.
경찰이 분석했더니 두유에서 상주 사이다 사건과 같은 고독성 농약인 메소밀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같은 마을 70대 할아버지가 두유 한 상자를 구입한 뒤, 주사기로 농약을 몰래 주입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농약 두유를 이웃인 50대 주민의 집에 몰래 가져다 놓았고, 주민은 누군가 선물한 것으로 알고 아들과 주민에게 나눠준 겁니다.
농약을 탄 할아버지는 경찰에서 20살이나 어린 이웃이 자신을 험담하는 데 화가 났다고 말했습니다.
[조남성/부여경찰서 형사계장 : 피해자가 상수도를 가정에서만 써야 하는데 그거를 농업용으로 써버리니까 상대적으로 피의자 집에 물이 없는 거죠. 그걸로 감정의 골이 깊어졌던 겁니다.]
엉뚱한 사람들이 농약 두유를 마시고 병원 치료받았지만, 할아버지는 평소처럼 일상생활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할아버지가 범행을 부인하다 CCTV를 본 뒤에 모두 자백했다고 말했습니다.
(영상취재 : 심재길 TJB, 화면제공 : 부여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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