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메르스로 격리됐다가 풀린 사람들이 속속 사회에 복귀하고 있지만 주변의 잘못된 오해로 또 다른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마을이 통째로 격리됐던 지역에서는 지역특산품 판매가 크게 줄었습니다.
이용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봉쇄에서 풀린 장덕마을이 있는 전북 순창 지역은 또다시 근심에 잠겼습니다.
특산품인 블루베리와 복분자 판매가 지난해보다 30%나 줄었습니다.
[면재숙/블루베리농장 주인 : 사람들이 입소문만 듣고, 아무이상도 없는데, 진짜 여기다 지금 밭에 일하시잖아요.]
바이러스가 농작물에 옮지 않는데도 주문이 들어오지 않는 겁니다.
메르스 여파로 사람들의 왕래가 크게 줄어들면서 수확철을 맞은 농촌에서는 일손 구하기가 힘든 실정입니다.
[나성수/전북 전주 : 저희 매제, 여동생, 저, 우리 남동생 지금 이렇게 가족단위로 할 수밖에 없어요.]
자가 격리에서 벗어난 사람들도 이웃의 과도한 걱정과 예전과는 다른 시선이 부담스럽습니다.
노골적으로 회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격리해제자 : 가까이 오지 마 이런 식으로 말했던 분들도 계세요. 좀 서운하죠, 제가 알고 (감염자를 접촉)했던 게 아닌데.]
아이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소문날까 봐 가슴을 졸이는 부모도 있습니다.
14일 동안 사실상의 감금 생활을 버틴 격리 해제자들은 또 다른 고통으로 마음의 상처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김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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