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시 금리를 인하하면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식어가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돌고 있다.
당장 메르스의 여파로 최근 방문객의 발길이 급격하게 줄었던 신규 분양단지 견본주택에는 금리 추가인하 방침이 발표된 이후인 12일 첫날부터 방문객이 늘어나는 등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12일 성남시 중원구에 개관한 '성남 센트럴 푸르지오 시티' 오피스텔 견본주택에 7천여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에는 한때 100여명의 청약자가 줄을 서서 대기하는 진풍경이 벌어져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높아진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를 반영했다.
대우건설 이기남 분양소장은 "성남 구도심 일대에 오피스텔의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1천255실의 대규모 브랜드 오피스텔 공급에 대해 지역주민이나 위례·강남권 주민까지도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어제 기준금리가 인하돼 수익형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급증해 메르스의 우려에도 방문객이 많이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이 이날 강원 삼척시 교동에 개관한 'e편한세상 삼척교동' 견본주택에는 오후 2시 현재까지 방문객 2천여명 정도 다녀간 것으로 파악됐다.
사업지가 강원도 삼척이고 최근 메르스 여파로 상당수 견본주택이 개관 일정을 연기하거나 개관하더라도 흥행이 시원치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수치다. 대림산업은 주말 사흘간 1만 5천명 정도 다녀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반기 분양을 앞둔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일단 금리가 인하되면 건설사 입장에서는 사업을 추진할 때 자금조달에 대한 부담이 줄어드니 좋고 여러모로 분양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부동산 업계와 전문가들은 정부의 금리 인하 정책이 발표된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고 부동산 시장이 이달부터 전통적인 여름철 비수기로 접어든데다 아직은 메르스가 전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는 만큼 금리 인하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변화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다.
잠실동 학사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 3월 금리가 인하됐을 때도 부동산 시장에서 변화는 일주일쯤 뒤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비수기에 접어든 시점이라 지난 3월처럼 부동산 시장이 크게 요동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개포동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역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최근 들어 실수요자들이 시장 추이를 지켜보는 상황이라 금리 인하가 당장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시중 금리를 낮춘다는 건 유동자금이 그만큼 흘러다닌다는 의미여서 메르스가 위험하긴 하지만 눈에 돈이 보이는 사업장의 경우 수요자들이 관심을 갖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면서도 금리 인하의 영향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견지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