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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온실가스 감축 실패…최악의 시나리오 따라가나

[취재파일] 온실가스 감축 실패…최악의 시나리오 따라가나
지난 3월 전 세계 월평균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관측사상 처음으로 400ppm을 넘어섰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최근 지난 3월 전 세계 청정지역 40개 관측소에서 관측한 이산화탄소의 평균 농도가 400.83ppm을 기록했다고 밝혔다(자료:NOAA). 심리적 저지선이었던 400ppm이 무너진 것이다.
 
지난 2012년 북극 관측소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ppm을 넘어섰고 2013년에는 대표적인 온실가스 관측소인 미국 하와이 마우나로아(Mauna Loa) 관측소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ppm을 넘어선 적은 있지만 전 세계 월평균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ppm을 넘어선 것은 지난 1958년 온실가스 관측을 시작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현생인류(Homo sapiens sapiens)가 출현하기 훨씬 이전부터인 지난 80만 년 동안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ppm을 넘어선 적은 없었다(자료: 미국 UCSD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특히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최근 들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산업화 이전인 18세기 중반에 280ppm이었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50년 만에 120ppm이 증가했고 이 가운데 절반인 60ppm 정도는 1980년부터 35년 만에 증가했다. 특히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동안에는 연평균 2.25ppm씩이나 급증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ppm을 넘어선 것은 무엇보다도 현재 국제 사회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의미 있는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각 국이 나름대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을 한다고는 하지만 효과가 전 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국제 사회가 온실가스 감축에 사실상 실패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전 지구 탄소 수지(Global Carbon Budget) 자료에 따르면 2014년 현재까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아무런 저감 노력 없이 지금껏 배출했던 추세대로 계속해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시나리오(RCP8.5)를 따라가고 있다(자료:Global Carbon Project).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현재 인류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아래 그림 참조). 아직 모든 국가가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각국이 나름 지구온난화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취재파일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는 곧 지구기온 상승을 의미한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따라가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재와 같은 추세대로 늘어날 경우(RCP8.5) 2100년에는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적게는 3.2℃에서 크게는 5.4℃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제 사회는 전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보다 2℃ 이내로 묶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온 상승폭이 2℃도를 넘어설 경우 지구온난화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해수면 상승이나 집중호우, 폭염, 가뭄 같은 재앙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전 지구 평균 기온은 지난 133년간(1880~2012년) 0.85℃나 상승했다(자료:IPCC). 2℃까지 상승하기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온실가스를 고려할 경우 지금 당장 온실가스 배출량을 급격하게 줄이지 않으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현재와 같은 추세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될 경우 금세기 안에 전 지구 기온 상승폭이 2℃를 넘어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물론 앞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따라가지 않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을 위한 국제 사회의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노력과 행동, 세계 경제의 화석연료 의존도 탈피, 신재생 에너지 개발, 에너지 효율 향상, 온실가스 포집 기술 개발, 지속가능한 농법 개발 등이 해법이다.
 
하지만 현재 세계 경제가 석유나 석탄 같은 화석연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온실가스 배출량을 급격하게 줄이는 것은 사실상 쉬운 일은 아니다. 미국 에너지정보국(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은 화석연료 의존도를 고려할 때 2035년까지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관측사상 처음으로 400ppm을 넘어선 전 세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앞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라 21세기 안에 500ppm을 넘어 600ppm까지도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산업화 이전에 280ppm에 머물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300년 만에 2배 정도나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심리적 저지선을 넘어선 이산화탄소 농도가 인류에게 다시 한 번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참고문헌>
 
* NOAA, Greenhouse gas benchmark reached.
http://research.noaa.gov/News/NewsArchive/LatestNews/TabId/684/ArtMID/1768/ArticleID/11153/Greenhouse-gas-benchmark-reached-.aspx
* UCSD Scripps Institution of Oceanography, The Keeling Curve.
https://scripps.ucsd.edu/programs/keelingcurve/
* Global Carbon Project, 2014: Global Carbon Budget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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