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인 아라뱃길이 개통한 지 곧 1년입니다. 2조 2천억 원이 넘는 세금을 들여서 만들었는데 그만한 값어치를 하고 있을까요?
박원경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그제(8일) 오전, 김포 아라뱃길 터미널.
배를 타러 온 남성이 발길을 돌립니다.
[박영수/서울 응암동 : 사람이 없어서 못 뜬대요. 나 하나래요. 굉장히 허탈하죠. 정부에서 이렇게 돈 많이 들여 해놓고.]
뱃길 내내 볼거리라곤 인공폭포 정도뿐이다 보니 주말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유람선 회사 관계자 : 한 50명 올 때도 있고, 적을 때는 뭐 20, 30명 정도 와요. 작년에는 좀 있었어요. 그런데 올해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지난 1년간 여객 운송량은 예상치의 3분의 1도 안 됩니다.
화물 수송은 한 술 더 뜹니다.
화물선으로 붐벼야 할 정박시설은 텅텅 비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수자원 공사는 항구 활성화를 위해 입출항료를 100% 면제해 주고 있지만, 정기적으로 드나드는 배는 일주일에 한 번 들어오는 중국 노선 2대뿐입니다.
1년간 물동량이 예상치의 채 10%도 안 되는 실정.
물길이 좁고 얕아서 5천 톤 이상의 배는 다니지 못하는데다 운송 시간도 트럭보다 4배 이상 더 걸리기 때문입니다.
운영사는 급기야 쓰레기 운반선의 운항까지 추진 중입니다.
[김용병/아라뱃길 항만뱃길운영팀장 : 아라뱃길이 국가 기간산업이고 신식항만으로서 정상적으로 가동되기 까지는 약간 다소 시간이 소요될 걸로 전망이 됩니다.]
녹조와 수질 오염에 따른 생태계 교란까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이혜경/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수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바닷물을 많이 유입시키고 그런 의미에서 염분농도가 높아지고 바다에서 자라는 해양 생물종들이 여기에서 자라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총 공사비 2조 2천억 원, 연간 운영비 200억 원.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한 아라뱃길을 바라보는 국민 시선이 따갑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조무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