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948년에도 런던에서 올림픽이 열렸습니다. 당시 우리 선수들, 하계 올림픽엔 처음 나간 것이었는데 교통편이 마땅치 않아 가면서 지쳐버렸습니다. 하지만 가슴에 자랑스런 태극기 달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귀한 영상, 단독으로 입수했습니다.
권종오 기자입니다.
<기자>
이화여중 5학년이던 18살의 소녀가 8만 관중으로 가득 찬 주 경기장에서 원반을 힘껏 던집니다.
한국 여자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에 출전한 박봉식 선수입니다.
개막 석 달 전 국내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는데 런던에서는 부담감에 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박봉식 선수는 6·25 전쟁 와중에 뇌막염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투해머에 출전한 인강환 선수입니다.
긴장한 탓에 힘껏 던진 해머가 그물을 때립니다.
[1948년 런던올림픽 육상 중계 캐스터 : 올림픽을 위해 멀리 한국에서 왔지만 해머를 그물에 던지고 맙니다.]
역도 82.5kg급에 출전한 이영환 선수는 인상 경기에서 바벨을 놓쳐 탈락했고, 마라톤의 최윤칠 선수는 40km까지 선두를 달리다 갑작스런 다리 경련으로 기권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태극마크를 달고 첫 올림픽 메달을 따낸 역도 김성집, 복싱 한수안 선수의 영상은 보관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데이브 고든/영국 BBC 스포츠국장 : 당시 BBC가 최초로 올림픽을 중계했지만 64년이 흐르면서 모든 영상을 다 보관하지 못해 유감입니다.]
교통편이 여의치 않아 여덟나라를 거치며 21일 만에 런던에 입성한 우리 선수들은 여독을 풀지도 못하고 경기에 나서야 했습니다.
64년 전 척박한 여건에서도 조국의 영광을 위해 출전했던 태극전사들.
그들의 열정이 한국 스포츠 발전의 밑거름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