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름값이 왜 안떨어지나 했더니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정유사들이 기름값 인하 경쟁을 피하기 위해 10년 넘게 나눠먹기식으로 담합을 해 온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한정원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부천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던 조원준 씨는 지난 2001년 복수상표 표시제가 도입되자 정유사 브랜드와 함께 자체 상표도 설치했더니 정유사 측이 상표를 철거해 갔습니다.
[조원준/자가폴 주유소 운영 : 폴 처분을 당했고, SK나 현대, 에쓰오일 등 타 브랜드를 갖고 싶었지만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개인 브랜드로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결과 2000년 3월부터 10년 넘게 정유사들이 이렇게 경쟁사 계열 주유소에는 기름을 공급하지 않기로 담합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유소 확보경쟁을 벌이면 정유사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다며 경쟁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한 정유사 내부 보고서도 확인됐습니다.
주유소 확보를 위해 기름 공급가 인하 경쟁을 하지 않으니 주유소 기름값도 떨어지지 않았던 겁니다.
[신영선/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 : 담합으로 인해 주유소의 거래처 이전이 제한돼 정유사들의 기존 주유소 상표 변경이 미미했고, 폴 점유율이 10년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4개 정유사에 모두 4,34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SK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정유사들은 담합 사실이 없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