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월드컵축구대회에서 북중미 강호 멕시코가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제압하고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연출했습니다.
멕시코는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전반 35분에 터진 이르빙 로사노의 골에 힘입어 '전차 군단' 독일을 1대0으로 물리쳤습니다.
멕시코는 F조 최강인 독일을 따돌림에 따라 월드컵 7개 대회 연속 16강 진출에 청신호를 켰습니다.
또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는 3대1로 제압한 이래 월드컵 6회 대회 연속 첫 경기 무패 기록을 이어갔습니다.
멕시코는 5승 1무로 첫 경기에 강세를 보였습니다.
이에 반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챔피언으로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독일은 예상치 못한 패배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8대0으로 대파하는 등 독일은 지난 7차례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4번이나 4골 이상을 뽑아내며 화끈한 화력으로 전승 행진을 벌였지만,이번에는 멕시코의 수비에 막혀 영패로 체면을 구기고 연승 행진도 마감했습니다.
두 팀의 상대 전적에서는 독일이 5승 5무 2패로 앞서 있습니다.
주심의 시작 휘슬과 함께 양 팀은 한 번씩 결정적인 슈팅을 주고받았습니다.
독일 왼쪽 공간을 침투한 멕시코 로사노가 전반 1분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포문을 열자 2분 후 독일 티모 베르너가 요슈아 키미히의 패스를 받아 멕시코 골문 오른쪽을 겨냥해 강한 슈팅을 날렸습니다.
독일은 특유의 조직적인 패스로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꾸준히 멕시코 수비를 압박했고, 멕시코는 빠른 속도로 중앙과 좌우 측면을 폭넓게 활용한 역습으로 맞섰습니다.
굼뜬 독일 수비진의 공간을 파고든 멕시코의 공격이 전반 중반부터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작은 완두콩'이라는 애칭 치차리토로 유명한 멕시코 골게터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는 전반 17분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슛 자세를 완벽하게 잡으려다가 찬스를 날렸습니다.
그러나 중앙에 포진한 에르난데스와 왼쪽 측면 날개 로사노가 찰떡 호흡을 보였고, 후반 35분 마침내 원하던 골을 얻었습니다.
독일의 패스를 끊어 하프라인 부근부터 곧바로 역습에 나선 멕시코의 에르난데스는 로사노에게 빠르게 찔러줬고, 로사노는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볼을 잡아 한 번 접은 뒤 오른발 강슛으로 독일의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백전노장의 독일 수문장 마누엘 노이어의 오른쪽을 뚫고 그대로 골라인을 통과했습니다.
독일의 토니 크로스는 전반 37분 페널티 아크 바깥에서 오른발 프리킥으로 만회 골을 노렸지만, 볼은 베테랑 멕시코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의 손에 걸린 뒤 크로스바를 맞아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멕시코는 전반에 독일보다 1개 많은 9개의 슈팅을 쐈고, 유효 슈팅에서도 4대5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독일은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고자 후반 총공세로 나섰습니다.
후반 15분에는 공격형 미드필더 마르코 로이스를 교체 투입해 수비수 1∼2명만 두고 줄기차게 독일 문전을 위협했습니다.
하지만 호흡이 맞지 않아 좀처럼 결정적인 기회를 잡지 못했고, 그 사이 멕시코에 2∼3차례 역습을 허용해 추가 실점 위기를 맞는 등 독일은 공수에서 고전한 끝에 결국 동점 골을 얻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습니다.
독일은 후반 슈팅 수 17대3의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골을 얻는 데 실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