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대지진 피해자 하뉴 "고향 분들, 기뻐해 주실 것"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 일본 피겨 스타 하뉴 유즈루(24)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센다이 출신입니다.

당시 하뉴는 스케이트장에서 훈련하다 빙판이 갈라져 스케이트를 신은 채 피신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아수라장이 된 고향을 떠나 일본 전국을 돌아다니며 훈련했습니다.

그는 비용 문제 등으로 고생했습니다.

하뉴는 오늘(17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206.17점을 받아 총점 317.85점으로 우승한 뒤 "나를 지지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금메달을 갖고 일본으로 돌아가면 지진으로 시름 했던 분들이 특히 기뻐해 주실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하뉴는 "당시 전기, 수도가 끊기는 등 굉장히 힘들었다"며 "쓰나미와 원전 사고로 피해를 받은 이웃들이 매우 많다. 용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하뉴는 지난해 11월 훈련 중 오른쪽 발목 부상을 당한 뒤 오랜 기간 은반에 서지 못했습니다.

평창올림픽 개막을 불과 한 달 정도 앞둔 시점에 스케이팅 훈련에 들어갔습니다.

그는 "생각보다 인대 손상 상태가 심했다"라며 "부상으로 인해 휴식을 취해야 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평창올림픽에 어떤 프로그램을 펼쳐야 할지 작전을 꼼꼼히 세우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경기 직후 흘린 눈물의 의미에 관해선 "그동안 도와주셨던 분들이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인생의 목표에 얼마나 다가갔나'라는 질문엔 "어렸을 때 세웠던 목표의 절반쯤 지나간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하뉴는 오늘 동메달을 획득한 스페인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에게도 고마움을 표현했습니다.

하뉴는 "에르난데스가 있어 힘든 훈련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두 선수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브라이언 오서 코치에게 함께 지도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표팀 차준환도 오서 코치의 제자입니다.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3연패에 도전할 것인가'라는 질문엔 "지금으로선 오른쪽 발목 부상을 회복하는 것이 먼저"라며 "3연패가 쉬운 일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