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칼 빈슨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이어 오늘은 미 해군 공식 웹사이트에서 칼 빈슨의 서태평양 전개 소식을 알렸습니다. 미 해군은 “칼 빈슨이 태평양 날짜 변경선을 지나면 7함대 지휘로 전환된다”고 밝혔습니다. 7함대는 일본 요코스카가 근거지인, 동아시아 방어를 주임무로 하는 전력입니다. 미 해군은 칼 빈슨의 7함대 임시 배치를 밝혀 칼 빈슨의 한반도 행을 강력히 시사했습니다.
● 동아시아에 항모 2척 배치
항공모함은 1척만 덩그러니 다니지 않습니다. 칼 빈슨의 경우 승조 병력만 6,000명 이상입니다. 전투기, 전자전기, 초계기 등 70대 이상의 항공기로 구성된 항모 전투비행단이 칼 빈슨에 배속돼 있습니다. 이지스 순양함 레이크 챔플레인 함, 이지스 구축함 웨인 메이어와 머피 함이 호위하며 항모강습단을 구성했습니다.
수중에서는 핵 잠수함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어지간한 국가의 군사력을 한 데 모은 전력입니다. 현재 일본 요코스카의 미 7함대에는 로널드 레이건 항모강습단이 있습니다. 칼 빈슨 항모강습단이 와도 레이건 함모강습단은 떠나지 않는다고 레이건 항모강습단의 대변인 밝혔습니다. 칼 빈슨은 IS가 격퇴된 중동으로 갈 까닭이 없기 때문에 한 달 뒤면 동아시아에 2개 항모 강습단이 배치되는 것입니다. 사상 유례 없는 일입니다.
9일 남북대화가 시작되고 한미 연합훈련은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끝나는 4월로 연기됐습니다. 얼핏 보면 북한이 도발할 명분도 미국이 군사옵션을 가동할 이유도 없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전략자산 중의 전략자산인 핵 항모 강습단이 한반도 쪽으로 추가 배치되고 있으니 혼란스럽습니다.
군 관계자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안전 유지를 위한 핵 항모 배치”라며 “대화, 평화 정국에도 불구하고 전략자산을 전개할 명분으로 올림픽 안전 유지는 최적격”이라고 촌평했습니다. 남북이 대화를 하든 말든 미국이 원하는 것은 북한의 무장해제, 즉 완전한 비핵화입니다. 우리나라는 대화로 비핵화로 접근하고 미국은 힘으로 '마이웨이(my way)'를 가겠다는 의도가 읽힙니다.
미 국무부 나워트 대변인도 어제 “이번 남북 대화는 올림픽과, 아마도 남북 간 문제에 한정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북미 간의 관계는 여전히 한겨울 속이라는 뜻입니다. 그제 밤 한미 정상이 전화 통화를 한 뒤 청와대와 백악관이 낸 발표도 사뭇 달랐습니다. 청와대는 “남북 대화가 북미 대화 분위기 조성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한 반면 백악관은 “최대의 압박 전략을 지속해 과거의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칼 빈슨이 오는 것입니다. 지속적 압박! 칼 빈슨은 남북이 치열하게 대화해서 비핵화의 길을 열어놓으라고 압박하는 것입니다. 남북이 대화를 해서 성과를 내는 데 주어진 시간은 패럴림픽이 끝나는 3월까지로 100일도 안 됩니다. 갈 길은 멀고 시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