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면에 등장한 김여정
그런데, 김여정이 전면에 등장했다.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제5차 세포위원장 대회에서 방청석이 아닌 단상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김여정은 김정은의 왼쪽으로 다섯 번째 자리에 착석했다.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와의 거리는 권력의 크기를 의미한다. 자리 위치로만 보더라도 김여정의 위상이 상당함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사실 김여정에게는 어느 직책이 주어졌는지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김여정은 당 선전선동부에 소속돼 김정은 행사를 두루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에게 숙청될 우려 없이 할 말을 다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람이 김여정일 수 있다. 아버지인 김정일과 어머니인 고영희가 사망한 상태에서 잊혀진 인물로 살고 있는 친형 김정철을 제외하면 김정은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친혈육이 김여정이기 때문이다.
최룡해가 황병서의 숙청을 주도하며 북한내 2인자의 위치에 올랐다고 하지만 최룡해의 입지는 언제 어떻게 흔들릴지 알 수 없다. 당장 몇 년 전만 해도 최룡해는 혁명화 교육을 받은 적이 있고, 한 때 2인자라던 황병서도 지금은 6계급이나 강등되는 수모를 당하고 있다. 북한 내에서는 권력에 가까이 갈수록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위치에 놓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숙청의 우려 없는 북한의 진정한 2인자는 김여정인지도 모른다. 1987년생 30살의 김여정이 북한 내에서 무서운 속도로 권력을 확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