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또 어제(13일) 인천에 있는 한 공사장에서도 큰불이 났습니다. 스티로폼 같은 건설자재들에서 마시면 바로 목숨까지 위협할 수 있는 유독가스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한 소방관이 자신에 산소마스크까지 벗어주면서 사람들을 구해냈습니다.
전형우 기자입니다.
<기자>
공사 중인 8층 건물이 검은 연기로 뒤덮였습니다. 오전 9시 반쯤 인천 서구의 건설 현장에서 불이 났습니다.
지하 1층에서 난 불이 스티로폼에 옮겨붙어 순식간에 지상층으로 번졌습니다.
현장에서 일하던 51살의 정모 씨가 숨졌습니다. 다른 21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이 중 한 명은 위독합니다.
[이한겨레/인천 서구 : 위에 보시면 크레인에 매달려서 구해달라고 했던 분도 있고요. 벽 쪽에서 소리 지르는 분도 있고요.]
불이 꺼진 지 한참 지났지만 처음 불이 시작된 지하 주차장은 공기가 매캐하고 외벽과 자재들이 그을음으로 검게 변한 상태입니다.
이번 화재는 근로자 한 명이 지하 1층에서 얼어붙은 바닥을 녹이려고 휘발유를 붓고 라이터를 켰다가 발생했습니다. 연기가 가장 심했던 지하 1층에서 한 소방관은 고립된 4명을 구했습니다.
보조 마스크는 물론이고 자신의 산소마스크까지 벗어주며 4명을 데리고 나온 겁니다. 대신 연기를 마신 소방관은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한의섭/소방관 : 패닉이 와서 이동을 못 하니까, 이동이 힘들겠다 생각해서 (마스크를) 드리니까 진정이 되시는 것 같더라고요.]
검은 잿더미를 뒤집어쓰고, 혹은 자신이 병원에 실려 가기도 하는 소방관들은 위기의 순간에 오직 한 생각밖에 없다고 강조합니다.
[한의섭/소방관 : 어떻게든 데리고 나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