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우 캡이 택시 색깔을 노란색으로 정한 것은 미국 시카고 대학의 연구 결과를 따른 것이다. 시카고 대학은 사람들이 어디서든 택시를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색을 선정하기로 했는데 그 색이 바로 노란색이다. 노란색이 다른 색에 비해 빨리 그리고 쉽게 눈에 띈다는 것이다. 노란색 개인 차량이 거의 없었던 시기인 만큼 사람들의 머릿속에도 자연스럽게 노란색 차량은 택시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을 것이다.
110년이 지난 지금은 시카고 뿐 아니라 전 세계 각지에서 노란색 택시를 쉽게 만날 수 있다. 택시뿐 아니라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셔틀버스, 스쿨버스도 노란색인 경우가 아주 많다. 노란색 차량은 단순히 차량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눈에만 잘 띄는 것일까?
연구팀은 택시의 색깔과 사고 발생과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싱가포르에 있는 가장 큰 택시회사로부터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동안 모든 택시의 사고 기록과 임의로 선정한 운전기사 3,341명의 운전 기록, 사고 기록 등을 얻어 분석했다. 싱가포르 택시의 60%정도를 운영하고 있는 이 택시 회사는 16,700대의 택시를 보유하고 있는데 노란색 택시는 4,175대, 푸른색 택시는 12,525대였다.
조사결과 노란색 택시 1천대가 월평균 내는 사고는 65.6건으로 푸른색 택시 1천대가 월평균 내는 사고 71.7건보다 6.1건이나 적었다. 노란색 택시가 푸른색 택시보다 사고를 9.3%나 적게 내는 것이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868명의 운전기사는 노란색 택시와 푸른색 택시를 교대로 운전을 했는데 운전기사가 같더라도 노란색 택시를 운전할 때가 푸른색 택시를 운전할 때보다 사고가 적었다. 택시 1천대가 한 달에 내는 사고로 환산할 경우 노란색 택시를 운전할 때가 푸른색 택시를 운전할 때보다 월평균 6.2건 사고가 적었다.
물론 푸른색 택시가 노란색 택시보다 더 빨리 달리고 난폭 운전을 많이 한 것도 아니다. 노란색 택시와 푸른색 택시의 속도 차이는 시속 1km가 채 안됐다. 두 종류 택시의 운행 속도에는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두 종류의 택시를 운전하는 운전기사 특성에도 차이가 없었다.
운전기사의 평균적인 경험이나 운전 특성, 나이, 교육 정도, 운전 기술, 운전 시간, 소득 등에도 의미 있는 차이는 없었다. 하루 중 쉬는 시간이나 손님을 찾아다니는 시간, 손님을 태우고 이동하는 시간에도 차이는 없었다. 두 종류 택시의 사고 건수 차이는 다른 요소의 영향이 아니라 오르지 택시 색깔의 차이에서 발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택시를 기다리는 사람의 눈에 잘 띄는 색을 고른 것이 다른 차의 운전자나 보행자의 눈에 잘 띄어 사고까지 줄였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중교통 수단인 택시와 버스, 스쿨버스의 색은 매우 다양하다. 노란색도 있지만 은색과 회색, 푸른색, 오렌지색 등 다양하다. 모범택시의 경우는 대부분 검정색이다. 나름대로 이 같은 색을 선택한 이유는 있겠지만 대중교통 수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는 바로 안전이다. 사고를 줄이는 것이다. 고객의 눈에 잘 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작은 선택 하나가 경제적인 손실을 줄일 뿐만 아니라 사람의 생명까지도 구할 수 있다고 하니 다양성도 좋지만 한번쯤 다시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참고문헌>
* Teck-Hua Ho, Juin Kuan Chong and Xiaoyu Xia, 2017: Yellow taxis have fewer accidents than blue taxis because yellow is more visible than blue,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doi/10.1073/pnas.161255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