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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인턴 쳇바퀴하다 창업하라고?" 호모인턴스의 항변

* 대담 :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구현모 ALT 편집장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취준생에게 자소서 100장? 일상적인 일
-공공일자리 공약, 다 합치면 대한민국 인구보다 많아
-연휴 당일, 학원 번호표 받기 위해 줄서야 하는 현실
-금수저 인맥 없는 공무원 시험 '공정성'에 청년들 몰려
-인턴도 흜수저 금수저? 인턴도 뒷백 없으면 못해
-일자리 공정한 출발선부터 만들어줘야
 
구현모 ALT 편집장
-아직도 부모님 직업 묻는 대기업 있어, 차라리 공무원이 공정
-청년들 창업하라? 대선주자들 말도 안되는 소리하고 있어
-취업 대신 창업? 설카포 아니면 어려워
-정부 창업이라도 하라고? 그건 사기!
-인턴이라고 최저임금도 안주는 경우 비일비재
-두 명 할 것 한 명 하느라 일자리 없어.. 개선해야 
 
 
▷ 박진호/사회자:
 
이번 연휴를 앞두고 언론과 사회에서 큰 화두가 됐던 단어가 바로 호모 인턴스입니다. 여러분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구직자들이 각종 스펙을 갖췄는데도 정규직 채용이 되지 않아서 인턴만 계속 반복하는 이른바 호모 인턴스로 전락했다는 의미인데요. 지금 우리 사회. 청년들이 겪고 있는 구직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었습니다. 저마다 정치인들 일자리 공약 수년째 내놓고 있지만 정말 그 효과를 체감하는 젊은이들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박진호의 시사전망대 오늘 4부에서는 일자리 정책 관련해서 우리 청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는 순서를 준비했습니다. 지금 스튜디오에 두 분의 20대 청년이 나와 계십니다. 먼저 민달팽이유니온의 임경지 위원장이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청년대안언론 ALT의 구현모 편집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구현모 ALT 편집장: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지금 프로필을 좀 설명을 부탁드려야 할 것 같아요. 임경지 위원장님 민달팽이유니온이라는 게 뭔가요?
 
▶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달팽이는 껍데기가 있어서 집이 있다고 하는데. 요즘 청년들이 집을 마련하기 어려워서 집이 없는 민달팽이를 상징합니다. 높은 월세와 여러 가지 세입자로서 불편하고 불안한 관계를 겪고 있는 청년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해서 활동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미스핏츠 말고 청년대안언론 ALT. 이것은 어떤 언론인가요?
 
▶ 구현모 ALT 편집장:
 
ALT가 영어 단어 Alternative, 대안을 뜻하는 Alternative 앞의 세 글자를 가져와서요. 좀 현실에서 터부시되는 많은 이야기들을 꺼내보고 대안을 이야기해보고자 만든 미디어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여러분 최근에 동년배 청년들의 어려움 많이 느끼실 것 같아요.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조사한 결과 연휴에 가장 거북한 질문이 취업했는가인데요. 20.8%. 가장 높았습니다. 두 분도 친척들 만나시면 이런 말 들으실 때 스트레스 많이 받으세요?
 
▶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저는 시민단체에서 일하다 보니까 친척 분들이 다시 언제 취직할 거냐. 이런 이야기를 하세요. 그래서 실제로 일자리라고 하는 고정된 관념의 어른들의 이미지가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을 종종 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임경지 위원장은 실례지만 지금 몇 살이세요?
 
▶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만으로 29세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그러면 몇 년 동안 일자리 관련해서 좀 어려움을 겪으셨겠네요?
 
▶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그래도 운이 좋게 계속 시민단체 쪽에서 일을 해서 좀 낫긴 나았는데요. 사실 주변 친구들을 살펴보면 여전히 구직을 하고 있고. 또 사실 묻지마 취업 등으로 취직은 했지만 계속해서 이직을 해야 되고. 이런 경우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구현모 씨는 지금 몇 살이세요?
 
▶ 구현모 ALT 편집장:
 
저는 올해 27살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주변에 아직도 구직 활동 중인 친구 분들이 많겠어요?
 
▶ 구현모 ALT 편집장:
 
대부분이 그렇죠. 대부분이 그렇고. 저 같은 경우 지금 대학원에 들어와서 그런 얘기는 듣지 않는데. 친척집에 가면 제가 돌하루방이 된 것처럼 자기 암시를 걸거든요. 나는 귀가 없고, 입이 없다. 왜냐하면 제가 듣는 척을 하고 말을 하면 그런 친척 분들의 취업 준비는 하고 있니, 성적은 어떠니, 토익은 어떠니. 얘기가 들어오면 제가 멘탈에 금이 가니까. 아무 것도 안 들리는 것처럼 살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두 분이 다 위원장님, 편집장님 이러니까 혹시 구직 활동과 관련이 없는 게 아니냐. 이런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어떤 상황입니까?
 
▶ 구현모 ALT 편집장:
 
저 같은 경우는 대학원에 들어와 있기는 한데요. 작년 같은 경우 대학원 들어오기 전까지 구직 활동을 했었고요. 자소서도 50개 정도 써보고. 그런데 금방이더라고요. 저도 깜짝 놀랐는데. 그리고 면접도 가보고. 인턴 같은 경우는 제가 미디어를 직접 운영해서 그런 인턴은 없었지만. 유사하게 다른 일들을 잡다하게 해보기는 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임경지 위원장님. 이게 50개 자기소개서 쓰는 건 적게 쓰는 것 아닌가요? 요즘 상황에서는.
 
▶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그렇죠. 100개를 쓰는 건 시즌마다 관례적인 일이죠.
 
▷ 박진호/사회자:
 
한 분기에 100개 쓴다. 우리 팀의 김서연 PD도 최근에 취업을 했는데 그런 얘기를 하시네요. 일자리 문제 관련해서 정치권, 대선주자들 여러 이야기들 하고 있습니다. 한 번 직접 들어보고 토크 이어가 보겠습니다.
 
▶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정 다른 일이 없으면 발런티어라도. 나가서 한 번 세계의 어려운 곳도 다녀보고. 이런 스피릿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여러분들에게 창업도 아주 심각하게 고려해보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창업을 두려워하지 않고.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일자리가 없는 것은 우리 청년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민간에게만 말할 것이 아닙니다. 가장 큰 고용주가 바로 정부고 공공 부문이잖아요. 정부와 공공 부문이 적극적으로 일자리 만들어내야 해요. 소방관 태부족하잖아요. 경찰관 태부족하잖아요. 안전 분야, 공공 서비스 분야. 왜 더 뽑지 않아요?
 
▶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
 
정부는 공공 부문부터 청년 일자리 확대를 선도하고 기업들의 투자 촉진과 고용 확대를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창업, 벤처 붐을 확산하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최근에 대선 레이스에 뛰어드신 분이죠. 그리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또 유력한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일자리 관련 대책 얘기를 차례로 들어보셨습니다. 반기문 전 총장 얘기가 상당히 논란을 불러일으켰어요.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건데. 이 세 분의 말씀을 들어보면 결국 두 가지네요. 공공 부문 일자리를 늘려서 보완하겠다는 점. 또 창업하면 되지 않느냐. 이런 얘기 같은데요. 임경지 씨 어떻게 보세요?
 
▶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저는 사실 공공 일자리 같은 경우에는 정부가 조금 더 노력해야 하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고 하는데요. 사실 대선 시기나 총선 시기 때 창출하겠다는 공공 일자리를 다 합치면 대한민국 인구보다 많은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사실상 집행이 잘 안 되고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이 오가고 있습니다. 저는 좀 대선 후보들이 유념해야 될, 확인해야 될 청년 일자리 문제 중 하나는 공무원 시험에 많이 몰려있는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한 해 평균 25만 명이 7급, 9급 시험에 응시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노량진인가요. 학원가에 대단하죠.
 
▶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그렇죠. 거의 그런 상황인데. 제가 오늘 아침 오는 길에 페이스북 이런 것을 봤는데. 청년들이 다 밖에서 책을 들고 있는 거예요. 노량진 학원가 앞에서. 그게 뭐냐면 자리를 앞자리에 앉고 수강 신청을 하기 위해서 번호표를 받기 위해서 줄을 서고 있는 겁니다. 사실 설 연휴에 어느 누가 따뜻한 방 안에서 잠을 자고 싶지 않고, 어느 누가 사실 가족들을 만나러 가고 싶지 않겠습니까. 사실 저는 이렇게 공무원 시험에 많이 몰리는 이유는 대부분이 공정성에 대한 갈망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시험의 공정성이요.
 
▶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응시 자격을 보면 사실 나이, 연령, 성별, 경력의 제한이 없습니다. 그리고 오롯이 내가 열심히만 하면 되지 않느냐. 이런 말들을 공무원 응시생들이 진짜 많이 하고 있어요. 금수저가 아니어도, 내가 인맥이 없어도 오로지 줄세우기식, 객관식 시험을 잘 보면 붙는 것 아니겠느냐. 이런 얘기를 많이 하는데요. 저는 우리 사회가 얼마큼 공정하지 않느냐. 오히려 이런 말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런 부분에서. 그러면 구현모 씨. 사기업, 대기업 취직할 때 뽑는 과정이 공정하지 않다. 이렇게 많이 느끼나요? 우리 청년들이.
 
▶ 구현모 ALT 편집장:
 
제가 말하는 것은 그 회사들의 의견과 다르겠지만. 많은 면접자들이 이야기를 하죠. 일단 대기업에 취업하려면 남자여야 하고, SKY여야 하고, 나이도 어릴수록 좋다. 그리고 가끔씩 아직도 부모님 직업을 묻는 회사가 있어요. 이력서부터 면접까지. 그런 것도 영향을 안 주지는 않겠죠. 물어보는 답변이 나오니까. 그 점에 있어서 오히려 저런 면접보다는 차라리 시험 한 방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공무원 시험이 모두에게 더 공정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어요.
 
▷ 박진호/사회자:
 
지금 문재인 후보나 황교안 권한 대행. 공공 부문 일자리 늘리겠다, 몇 십만 명 늘리겠다. 이런 말씀 하시는데. 사실 어떤 일자리가 공공 부문에서 늘어나느냐가 중요한 것 아닌가요?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사실 안정된 정규직 일자리 아니에요?
 
▶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저는 사실 4차 산업혁명이 오가고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긴 시대에서 정규직이라고 하는 개념은 사실 점점 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많은 청년들이 평생직장의 개념을 사실 어쩌면 이미 머릿속에 사라진 것 아니냐.
 
▷ 박진호/사회자:
 
그 부분은 청년들도 인정을 하는군요? 인식을 하고 있군요?
 
▶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그렇죠. 인정하고 싶지는 않아도 사실 시대는 변하고 있고. 사실 저는 그런 점에서 공공 일자리 같은 경우에는 시민들과 같이 일자리의 종류를 좀 찾아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 박진호/사회자:
 
또 한 가지 짚어볼 게 창업이에요. 창업하면 되지 않느냐. 이런 식으로 무책임하게 들리기도 하는데. 청년들 입장에서 어떻습니까?
 
▶ 구현모 ALT 편집장:
 
솔직히 좀 비속어를 쓰고 싶은 마음이 크죠. 말도 안 되는 소리로 하고 계시니까. 대선 후보라는 분들이. 사실 창업을 해서 말씀하시는 분들은 주커버그, 테슬라의 CEO, 빌게이츠. 그런데 그 분들 전부 다 명문대 나오고 집도 어느 정도 사는 분들이에요. 실질적으로 한국에서 창업으로 성공하신 분들도 기본적으로 설카포 이공계. 이 쪽 분들이 많고요.
 
▷ 박진호/사회자:
 
설카포라는 게 무엇인가요?
 
▶ 구현모 ALT 편집장: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 포항공대. 이제 그런 소위 말하는 이공계 명문 학벌 위주로 창업이 성공하고. 그 성공한 기업 한 개가 나오려면 100개, 1,000개, 10,000개가 실패해야 하는데. 그 주위의 실패에 대한 책임은 정부가 아무 얘기도 하지 않고. 가서 성공하라고 하는 것은 청년 보고 노력하라는 기존의 이야기와 다를 게 하나도 없고. 저는 사기라고 생각해요.
 
▷ 박진호/사회자:
 
우리가 최근에 보면 창조경제 개념도 있고, 창업 벤처 얘기 계속 나오는데. 실제로 젊은 층에서 창업에 대한 정부나 사회적 지원 같은 것을 느낍니까? 그런 게 있다는 걸.
 
▶ 구현모 ALT 편집장:
 
그걸 잘 찾아보는 분들은 나름 예전에 비해서 지원은 많아지기는 했다. 이것은 모두가 동의해요. 그런데 그게 진짜로 우리의 성공이라든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느냐. 여기에는 여전히 회의적이죠. 왜냐하면 정부가 돈을 푼다고 해도 사회 문화라든지 경제 구조가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정부 지원 창업도 역시 아까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설카포 이공계. 그런 학벌을 가진 리더가 없으면 지원 받기 힘든 것도 사실이니까요.
 
▷ 박진호/사회자:
 
그 얘기는 정부가 지원하는 창업 프로그램에도 벽이 높다는 얘기인가요?
 
▶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이게 보통 창업을 해주고 제도를 들어가다 보면 자기를 증빙해야 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가령 우리는 어떤 법인이고, 어떤 유형의 주식회사고. 이런 것들을 사실 설명해야 되는데. 보통 그런 것은 창업이 굉장히 안정적인 단계에서만 기업의 유형들이 결정이 되잖아요. 이런 부분이 좀 어려운 부분이 있고요. 그리고 사실 대부분 창업 지원 같은 경우에는 돈을, 인건비를 주기 보다는 대부분 사업비나 이런 부분이 많다 보니까. 사실 초기에 필요한 것은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나. 실제로 같이 하는 동료들의 인건비가 가장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이런 부분들이 지원으로 잘 나오지는 않는 것들이죠. 그리고 성과 중심의 평가 지표 역시 마찬가지로 창업에도 적용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럴 거면 그냥 안 받는 게 낫다. 이런 얘기가 또 현장에서 나오고 있기도 하고요.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앞서 꼭 특정 후보를 저희가 비난하려고 하는 부분은 아니지만.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 이런 얘기에 굉장히 청년들이 거부감 많이 느끼셨던 것 같아요. 그 논란을 보면. 그런데 이 시점에서 짚어볼 단어가 바로 호모 인턴스인 것 같아요. 인턴이라는 말이 열정페이라는 말과도 연결이 되는데. 실제로 인턴을 하면서 좋은 기회가 되니까 인턴에 많이 지원하고. 인턴 경쟁률도 높잖아요. 그런데 정작 인턴을 하고나서는 실망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요즘 호모 인턴스라는 말 괜히 나오는 게 아닌 것 같은데. 여러 가지 단어들 함께 나와요. 흙턴, 금턴이 있는데. 이것은 무슨 뜻입니까?
 
▶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흙턴은 소위 말하는 흙수저 인턴이라는 거죠. 인턴에도 급이 있고. 소위 아까 말한 공무원 시험 몰린 것처럼 대기업이고, 경력이 인정되는 인턴마저도 이제는 웬만한 뒷백 없으면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 이런 자조적 표현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금턴은 금수저 인턴. 부장 인턴이 있고 인턴 낭인이라는 말도 있어요.
 
▶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인턴을 계속 전전하는 거죠. 사실 인턴은 불안정한 노동이거든요. 안정적으로 취직하는 게 아니라. 계속 인턴 낭인처럼. 인턴은 사실 나에게 좋은 일 경험들을 학습하는 시기여야 하는데. 사실 이런 것들이 아니라 취업을 계속 유예시키는 방식으로 하고 있는 경우들이 너무 많습니다. 사실 이건 청년들이 문제가 아니라 인턴을 만들어낸 제도에 문제가 있는 거죠.
 
▷ 박진호/사회자:
 
대부분이 인턴을 하면서 그렇게 적정한 임금을 받는 게 아니죠?
 
▶ 구현모 ALT 편집장:
 
일단은 인턴 얘기하면 학생들은 그런 얘기를 하죠. 인턴 할 거면 그래도 대기업 인턴을 해라. 거기는 그래도 언론에서 주목을 받고 눈치를 보니까 임금 같은 것 제대로 주고 그래도 나름 사람 대우를 해주는데. 만약에 거기서 중소기업이라든지, 좀 아래로 내려가면 인턴이 아니라 그냥 노예라고 생각해도 좋을 정도로. 일은 정규직 분들 하시는 것만큼 하고 월급은 인턴이라고 최저임금도 안 주는 경우가 꽤나 비일비재 하죠.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최근에 한 대기업 계열사에서 아르바이트 청년들의 임금을 착취해서 큰 논란이 됐어요. 반대로 생각하면 기업들이 최근 청년 구직난을 좀 경영에 악이용하는 그런 사례가 많이 발생이 되는데. 이런 것에 대한 노동부라든지, 사회안정망이나 제도적 보호 장치가 있다고 느끼세요?
 
▶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아니죠. 사실 가장 아르바이트나 이런 부분들은 근로감독관이 원래 제 구실을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근로감독관 한 명이 담당하는 아르바이트생의 숫자가 어마어마하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규칙을 어기면 응당 처벌을 해야 하고. 규칙이 없으면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들이 저는 좀 전혀 없는 것 같고요. 사실 제 주위에는 인턴을 못하는 친구들도 더러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인턴의 선발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인턴하다 보면 무급 인턴도 너무 많다 보니까. 인턴을 하게 되면 다른 생계를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출근은 하되 어쨌든 인턴은 소위 말하는 견습생, 학생의 의미가 있잖아요. 교육생. 그러다 보니까 임금을 안 주는 경우들이 되게 많죠. 그 친구는 취업 준비도 내가 잘 하고 싶고. 나에게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구직 활동을 해야 하는데. 인턴을 해버리면 이 시간이 사실상 또 안 돼버리고. 돈은 못 버니까. 인턴 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합니다. 결국 저는 부모나 청년들이 갖고 있는 소득과 자산 격차에 따라서 시간이 불평등한 것 아닌가. 이런 생각들이 많이 듭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얘기를 들어보면 결국 인턴이나 창업이나 여러 가지 시도를 하다가 실패라고 할까요? 쳇바퀴 돌듯이 그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나이도 훌쩍 서른이 넘게 되는 거잖아요? 이런 경우에는 취업하기 어렵게 되는 것 아닌가요?
 
▶ 구현모 ALT 편집장:
 
엄청 어렵죠. 나이가 많으면 얘가 신입인데 기존 선배들보다 나이가 많네? 이러면서 회사에서 싫어하고. 특히나 여기서 제가 나쁜 말이기는 하지만. 여성분들 같은 경우에는 나이의 장벽이 빨리 오고. 남자 분들 같은 경우에는 좀 그나마 리미트가 높기는 한데 여전히 장벽이 있으니까. 결과적으로 서른이 넘으면 다른 데 취업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죠.
 
▷ 박진호/사회자:
 
이게 이렇게 참 극단적인 말이지만. 여성 나이가 27살이면 취업이 끝났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는데 사실입니까?
 
▶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네. 그리고 특히나 결혼을 앞두고 있으면 결혼하면 곧 그만둘 것 아니냐. 사실 취업 시장에서 최고의 스펙은 남자 아니냐는 이야기는 이미 오래된 것 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죄송한데 임경지 씨는 남자친구나 결혼을 약속한 분이 있으세요?
 
▶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아니요. 없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러면 결혼 생각을 못하시는 건가요? 안 하시는 건가요?
 
▶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이게 되게 복잡한 문제인데. 결혼이라는 게 사실 가족을 내가 새롭게 구성하겠다는 거잖아요. 그러면 내 삶도 책임질 수 있어야 하고, 같이 함께 할 파트너와의 함께 사는 것을 그려볼 꿈같은 게 있어야 하는데. 사실 제 몸 하나 건사하기도 쉽지 않고. 그리고 오히려 고립감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도록 사회가 만드는 것 같아요.

누군가와 만나고 여러 가지 새롭게 그려보려면 시간도 좀 있어야 하고. 관계에 대한 여러 가지 고민도 있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고요. 실제로 주위 친구들 보면 취업 시장에서 결혼 생각 있냐고 하면. 여성들 같은 경우는 결혼 생각 있다고 하면 이제 곧 그만둘 거니까 안 뽑겠다. 이렇게 하고. 결혼 생각 없다고 하면 저 독종. 이런 이야기들을 하죠.
 
▷ 박진호/사회자:
 
너무 안타까운 이야기들을 많이 듣다보니까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 구현모 씨. ALT 편집장님이죠.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요. 대선 주자들이나 정치인, 정부에서 일자리 대책 많이 이야기하고 있는데. 어떤 점을 좀 해줬으면 좋겠어요?
 
▶ 구현모 ALT 편집장:
 
저는 기본적으로 일자리를 늘리겠다. 이런 이야기는 좀 허황된 것이라고 사람들이 많이 받아들이고, 실제로 허황이라고 생각은 해요. 그렇기 때문에 차라리 기업에서 일하는 문화를 개선하는데 적극적으로 정부가 나섰으면 좋겠어요. 일본이나 프랑스 정부 야근 금지하고 일하는 시간 줄이는데. 한국은 오히려 그것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가 안 나오고 일자리만 늘리겠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지금 두 명이 할 것을 한 명이 하니까 일자리가 없는 건데. 기본적으로 야근 줄이고 일하는 시간 줄여서 일자리를 늘리는 방향. 그리고 직장 문화도 여성친화적이고 청년친화적으로 바꿨으면. 그런 것을 이야기하는 후보가 있으면 진짜 마음 놓고 지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박진호/사회자:
 
네. 임경지 씨께 같은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저는 공정한 출발선을 만들어줘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채용 과정이 공정해야 한다.
 
▶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네. 임금 체계도 마찬가지고. 그것도 공정해야 하고. 청년들에게 많이 물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청년들 어디 있느냐고 많이 물어보시는데요. 제가 금천구청에서 정책간담회를 했는데. 한 과장님께서 투?플레이스에 다 있더라. 이런 이야기 하셨어요. 카페 그만큼 많다는 것은 그 곳에서 모임이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 스터디룸. 청년들이 구직 과정에 가장 어디에 있는지 고민하시면서 정책 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예. 알겠습니다. 청년 일자리 관련해서 지금까지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구현모 ALT 편집장 함께 했습니다. 오늘 두 분 말씀 감사합니다.
 
▶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감사합니다.
 
▶ 구현모 ALT 편집장:
 
감사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오늘 클로징 멘트가 따로 없을 정도로 청년들 얘기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프고 많은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설 연휴 잘 보내시고요. 박진호의 시사전망대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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