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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음모론에 민심 왜곡까지…박 대통령의 현실 인식

[리포트+] 음모론에 민심 왜곡까지…박 대통령의 현실 인식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인터넷 방송 '정규재TV'와의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된 이후 처음으로 한 언론과의 인터뷰이자, 지난 1일 청와대 기자단과의 신년 인사회 이후 첫 공개 발언입니다.

70여 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은 본인에게 제기되는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습니다. 탄핵소추 가결과 직무정지에 대한 소회, 특검수사와 헌법재판소 심판에 대한 입장도 밝혔습니다.

■ 루머에는 적극 반박

박 대통령은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며 서두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뷰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주요 의혹에 대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 개인 신변과 관련된 루머에 대한 입장으로 시작됐습니다.

이 논점을 벗어난 루머에 대해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우선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거나 향정 의약품에 중독돼 있다는 설에 대해 전면 부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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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박 대통령은 정윤회 씨와의 밀회설, 정유라 씨의 친딸 설에 대해서도 “저질스러운 거짓말”이라며 부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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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서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기 바빴다는 ‘드라마 루머’에 대해선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

“그렇게 드라마를 많이 볼 시간은 없고, 그런 식으로 시간을 보냈다고 그러면 지금까지 여러 일들을 해왔는데 일들을 해낼 수가 없었을 것이다.”

■ 국정농단 사태에는 음모론 제기

박 대통령은 작금의 국정농단 사태와 탄핵이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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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음모론을 제기하는 한편 최순실 씨가 국정에 개입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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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오랜 시간 알아왔고 충실히 도와준 사람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최 씨와 이른바 '경제적 동일체'설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희한하게 그런 말 만들어냈는데, 엮어도 너무 억지로 엮었습니다. 경제 공동체라는 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니 특검에서도 철회했습니다. 말이 안 되는 이야기죠.”

이미 2014년 말 언론에 보도된 최 씨의 개명 사실도 이번에 알았다며 최 씨 일가와의 관계에 선을 긋기도 했습니다.

■ 민심은 왜곡

박 대통령은 성난 민심을 부채질하는 듯한 현실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누적 1천만 명이 참여한 촛불집회와 보수집단의 태극기집회, 두 집회에 대해 상반된 시각을 보인 겁니다.

박 대통령은 촛불집회는 근거가 약하다고 폄하한 반면, 태극기집회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법치를 수호하려는 분들의 노력이라 치켜세웠습니다.

촛불집회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박 대통령은 2008 광우병 촛불집회와 비교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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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태극기집회에 대해선 가슴이 미어진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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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작 주요 의혹은…알맹이 없는 자기변명

긴 시간 동안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정작 인터뷰에서 탄핵 심판의 주요 핵심이나 국민적 의혹 대상 등은 쏙 빠지거나 제대로 묻지도, 답하지도 않았습니다.

인터뷰 내내 삼성이나 미르 · K스포츠재단은 단 한마디도 언급되지 않은 겁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헌법재판소에 증인으로서 인정한 ‘기밀문서 유출’, ‘대통령의 지시’가 적힌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17권) 등도 비켜갔습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질문이 나왔지만 "모르는 일이다"는 간결한 답으로 일축했습니다.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구속된 것에 대해선 "뇌물죄도 아닌데 구속까지 한 것은 너무 과하다”고 감싸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블랙리스트를 폭로한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에 대해선 “장관으로 재직할 때의 말과 퇴임할 때의 말이 달라지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며 반감을 드러냈습니다.

결국 박 대통령이 자신의 신변에 관한 내용들만 집중 반박했을 뿐, 탄핵 사유인 헌법이나 법률 위반 사항은 제대로 밝히지 않은 겁니다.

박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모든 의혹은 거짓에서 비롯됐고, 박 대통령은 억울하며, 국민은 음모에 속았다는 것입니다.

박 대통령의 이런 현실 인식과 항변에 얼마나 많은 국민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까요?

(기획, 구성 : 김도균, 정윤교 / 디자인 :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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