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법조팀 정성엽 기자 나와 있습니다.
정 기자, 지금 와서 보니 유진룡 전 장관의 발언이 블랙리스트 수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거네요.
<기자>
유진룡 전 장관이 밝혔듯이 특검수사가 시작되기 전에 진술했던 내용이 이번 수사의 스모킹건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증거라는 게 증거만 가지고는 의미가 없는데, 그 증거를 설명해주는 진술이 합해지면 큰 의미를 갖거든요.
유진룡 전 장관이 진술이 이번 수사에서 그런 역할을 톡톡히 한 것 같습니다.
<앵커>
이참에 유진룡 전 장관이 어떤 사람인지 설명 좀 해주시죠.
<기자>
유 전 장관이 차관 시절, 당시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이었는데 청와대와 갈등으로 경질됐습니다.
그러고 나서 이번 정부의 장관이 되었는데, 또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경질된 셈이죠.
진보와 보수 정부 양쪽에서 잘린 매우 드문 경력의 공무원인데, 그만큼 소신 있게 공무원 생활을 해왔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또 김기춘 전 실장의 따귀를 때릴까 봐 청문회에 안 나오려 했다는 이야기도 했거든요.
아닌 것은 아니라고 얘기하는 이른바 '영혼 있는' 공무원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어쨌든 유진룡 전 장관까지 참고인으로 소환했다는 것은 결국 블랙리스트 수사가 이제 대통령을 겨냥하는 수순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진룡 전 장관이 블랙리스트 주모자로 지목한 김기춘 전 실장은 이미 구속 상태고요, 남은 건 대통령의 책임소재를 가리는 일입니다.
특검이 대통령에게 블랙리스트 관련해 항의했다는 유 전 장관을 직접 조사한 것은 블랙리스트 수사가 대통령 턱밑까지 왔다는 의미입니다.
<앵커>
근데 대통령 측에서는 블랙리스트 작성을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보도한 언론사를 고소하겠다고 나오고 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말 억울해서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블랙리스트가 사실로 드러나면 대통령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
그 이야기는 다시 말하면 블랙리스트 수사가 탄핵심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만약에 작성과 지시에, 대통령이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했거나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다면 당연히 탄핵심판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블랙리스트는,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돈과 권력으로 개인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범죄입니다.
돈을 줘서라도 쓴소리를 들어야 할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런 사람이 리더의 자격을 인정받을지는 의문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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