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의 고향방문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공세의 고삐를 바짝 조였습니다.
이른바 '반풍'(潘風·반기문 바람)의 진원지인 충청권을 무대로 '정치교체'를 내걸고 광폭행보를 펴는 것을 적극 견제하는 모습입니다.
다만 제1, 제2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대응에는 온도 차가 감지됐습니다.
민주당은 '박근혜 2기', '엠비(MB·이명박 전 대통령) 시즌 Ⅱ'라며 맹공으로 일관한 반면, 반 전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은 국민의당은 "검증안된 후보"라는 요지의 논평을 내놨습니다.
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반 전 총장이 꾸린 주변 진용을 봤을 때 새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꿈을 이룰 대통령의 모습이 아니"라면서 "'박근혜 2기', '엠비 시즌 투'의 수준으로 보인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과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가, 귀국하면서 말을 바꾸는 행태를 똑똑히 봤다"면서 "대통령이 탄핵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는 것은 구정치의 전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금은 대한민국의 관리자가 필요한 시점이 아니다"라면서 "반 전 총장이 과연 오랫동안 지속된 적폐를 청산하고 국가대개조를 밀어붙이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역량을 갖췄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국민의당 고연호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대선주자로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누구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깜깜이'인 상태"라면서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밝혀야 할 때"라고 지적했습니다.
고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진보적 보수'라는 것도 참 묘한 말"이라면서 "진보·보수의 이데올로기를 말하기 전에 대한민국의 국격이 실추된 상황에서 자신이 무엇을 할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라고 촉구했습니다.
국민의당 당권레이스 선두주자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반 전 총장을 향해 "역시 정치 초년생"이라며 "박근혜 정권을 그대로 인정하고 계승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고 비판했습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반 전 총장이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교체가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원수이니 신년인사를 드리겠다'고 발언했다"면서 "역시 정치 초년생이며, 참모들도 실패한 정권의 인사들로 구성하는 바람에 앞으로 큰 부담이 되리라 본다"고 혹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