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순실 사건 소식으로 다시 돌아가 보겠습니다. 최순실 씨의 개인 비서 노릇을 한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 탄핵심판 네 번째 변론에 출석했습니다. 궤변 같은 말을 이것저것 늘어놨습니다. 예를 들어, "최순실 씨가 청와대에 드나든 사실을 말할 수가 없는데, 이것이 국가기밀이라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박현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이영선 행정관은 박 대통령을 수행하면서 개인 심부름 같은 비공식 업무까지 맡고 있습니다.
검찰에 압수된 이 행정관의 차명폰에는 최순실 씨가 '선생님', 안봉근 전 비서관이 'S1'으로 입력돼 있었습니다.
최 씨에게 보낸 문자도 여러 건 발견됐습니다.
문자에서는 최 씨가 청와대 업무 차량을 타고 청와대 안 이곳저곳을 들른 정황이 드러납니다.
이런 자료들을 바탕으로 국회 측은 이 행정관에게 최 씨가 청와대에 자주 왔는지, 어떻게 출입했는지 등을 물었습니다.
하지만 답변은 하나였습니다.
기밀사항이라 말하기 곤란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재판관들까지 나서 최 씨의 청와대 출입 사실은 국가 기밀이 아니라고 다그쳤지만, 이 행정관은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보다 못한 이정미 재판관이 나서 "최 씨에게 보낸 문자와 오늘(12일) 진술이 모순된다"며 "위증에 해당된다"고 경고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이 행정관은 대신 윤전추 행정관과 마찬가지로 자신도 의상실에 대통령의 돈 심부름을 한 적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 씨의 대통령 옷값 대납, 뇌물 의혹을 방어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이런 증언 역시 돈을 전달한 적이 없다고 진술한 검찰 조사 때와 맞지 않습니다.
이 행정관의 계속된 궤변에 재판부는 화가 난 듯 보였고, 이 행정관의 검찰 진술 조서를 이번 탄핵심판 증거로 채택했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유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