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의 '개인비서' 역할을 한 의혹이 제기된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공식' 수행과 '비공식 업무'를 담당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행정관은 자신의 업무로 '대통령 옷 수령'만 밝히고 나머지는 어떤 일을 했는지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오늘(12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4차 변론에서 증인으로 나온 이 행정관은 '비공식 업무'에 대해 "의상을 갖고 오는 것도 작은 범주에 포함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강남의 의상실에 가서 박 대통령의 옷을 찾아오는 일은 "부정기적"으로 이뤄졌고 "한달에 몇 번은 아니고 순방이 있으면 그 전에 가는 횟수가 잦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국회 소추위원 측이 "옷 가지러 간 일만 보면 곁다리로 할 수 있는 일일 것 같은데 비공식 업무라고 할 수 있나"고 묻자 "업무를 일일이 말씀드릴 수 없지만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 부적절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윤전추 행정관도 비공식 업무, 사적 업무를 담당했다고 했는데 사적인 업무가 두 명이나 일해야 할 만큼 많은가"라는 질문에는 "주관적으로 말씀드리기 적절치 않다"고 했습니다.
한편 이 행정관은 청와대 근무 및 박 대통령 상근 경호 업무를 제안한 것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이라고 증언했습니다.
그는 "그 당시엔 몰랐는 데 후에 제가 나온 고등학교 선배란 것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자신의 휴대전화에 안봉근 비서관을 'S1'이라고, 최씨를 '선생님'이라고 저장해놨다고 했습니다.
다만 그는 자신이 차명폰을 갖고 다닌 게 안봉근 전 비서관 등과 통화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느냐는 질문에 "국가 원수가 대부분 도·감청 위협을 안고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판단해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행정관은 유도 선수 출신으로 박 대통령 후보 시절 경호를 담당하다 대통령 당선과 함께 청와대 4급 행정관으로 채용됐습니다.
그는 그러나 TV조선이 공개한 2014년 11월 '의상실 영상'에서 최씨 휴대전화를 셔츠에 닦아 건네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최씨의 개인비서로 일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