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분당 차병원이 환자의 혈액 샘플 수천 개를 외부업체로 빼돌린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보건당국은 이 과정에 금품이 오갔는지, 또 환자의 의료 정보가 유출됐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송인호 기자입니다.
<기자>
여성병원으로 유명한 분당 차병원입니다.
이 병원에서만 하루 1천 명 가까이 피를 뽑는데, 각종 검사에 쓰인 혈액 샘플은 폐기하기 전 냉장고에 며칠 더 보관합니다.
[분당차병원 혈액관리 담당자 : 한 10일에서 2주 사이. 왜냐하면, 재검사나 기타 여러 가지 때문에 보관을 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지난해부터 이런 혈액 샘플들이 무더기로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직원들이 외부로 빼돌린 겁니다.
도둑맞은 혈액은 진단 시약과 혈당 측정기를 만드는 수원의 바이오 업체로 넘어갔습니다.
[분당차병원 관계자 : 남는 혈액을 가지고 시약회사에 연구용으로 '너네 써라'라고 쉽게 생각한 것 같아요, 말도 안 되는 거긴 하지만.]
유출된 샘플은 병원 측이 시인한 것만 매달 2백 개 정도, 지금까지 4천 명분에 달합니다.
병원 측은 일부 직원의 일탈 행위일 뿐이라며 3명을 파면했지만, 내부 직원의 폭로가 있기까지 2년 넘게 까맣게 몰랐습니다.
[황의수/보건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장 : (병원 직원과 업체 간) 금전적 대가가 오고 갔는지 여부와 개인정보 유출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였습니다.]
쓰고 남은 혈액이나 소변 등 검체는 감염병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엄중한 관리, 감독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