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키 57cm의 생후 두 달 된 아기의 조그만 콩팥 두 개입니다. 이 작은 콩팥이 신장 165cm의 30대 여성에게 이식됐습니다. 이 아기는 뇌출혈로 뇌사 판정을 받았는데, 콩팥병으로 생명이 위독했던 어른에게 고귀한 선물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겁니다. 생후 73일의 이 아기는 국내 최연소 신장 기증자로 기록됐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의사가 확대 안경을 쓰고 수술하고 있습니다.
작은 아기의 조그만 콩팥이라 더 조심스럽습니다.
지난해 7월 생후 두 달 된 아기가 선천성 뇌출혈로 뇌사상태에 빠졌습니다.
아기의 부모는 첫 딸을 그렇게 허망하게 보낼 수는 없었습니다.
쉽지 않았지만, 장기기증을 선택했습니다.
[이태승/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 수유하면서 아기를 키웠던 거 같아요. 그런데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기니까. (아이의 부모님은) 조그만 아기의 생명이 다른 또 아픈 분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라셨습니다.]
하지만 아기의 몸이 너무 작았습니다.
콩팥 크기가 5cm밖에 안 돼 작은 오차에도 수술이 실패할 수 있었습니다.
[이태승/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 아기는 혈관 외에 작은 혈관 대동맥이라든가 대정맥에 조그마한 분지 혈관들이 많아서 그런 것을 아주 섬세하게 수술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수술이 성공하던 날 30대 여성은 새 생명을 찾았고, 아기는 73일간의 짧은 생을 마쳤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아기의 콩팥은 여성의 몸에서 건강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 촬영협조 : 분당 서울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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