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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도쿄 한복판에 소녀상 세워도 시원찮을 판에…”

* 대담 : 이용수 할머니 & 일본 도카이대 교양학부 김경주 교수

▷ 한수진/사회자: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는 158cm의 작은 키, 단발머리의 앳된 얼굴을 한 소녀상이 있습니다. 4년 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수요시위 1천 회를 맞아서 시민 모금으로 세워진 겁니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소녀상의 철거를 계속 요구해 왔는데요.

이번에는 일본 언론이 소녀상 이전을 한국이 검토하고 있다는 추측성 보도를 냈습니다. 오늘 열릴 한일 외무장관 회담을 앞둔 일종의 언론 플레이가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을 피해 당사자들은 어떤 심경으로 바라보고 계실까요?

먼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님의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이용수 할머님?
 
▷ 한수진/사회자:
 
이른 아침에 고맙습니다. 일본 대사관 앞에 있는 위안부 소녀상을 옮길 거다, 이런 이야기가 또 나왔어요?
 
▶ 이용수 할머니:
 
정신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죠. 우리 한국에 소녀상을 세워놨는데 소녀상을 거둬라, 치워라. 아예 도쿄 복판에 세워놔야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도쿄 한복판에 갖다 놔도 시원치 않을 판에
 
▶ 이용수 할머니:
 
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기 때문에 같잖지도 않죠.
 
▷ 한수진/사회자:
 
수요 집회 때마다 소녀상 보시면 어떤 마음이 드셨어요?
 
▶ 이용수 할머니:
 
가엾기도 하고 일부는 상당히 위안이 돼요. 우리의 역할을 이 할머니의 역할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지키고 있는 가서 보면 반가워요. 반갑고 불쌍하기도 하고 네가 지켜줌으로써 일본이 눈을 크게 떠서 양심에 가책을 받을 것이다 하는 그 마음이 위안이 됩니다. 난 울지만 넌 웃어다오, 하고.
 
▷ 한수진/사회자:
 
오늘 한일 외무장관 회담이 열린다고 하는데요. 할머님께서 일본에 요구하고 싶은 것, 이번 회담에서 꼭 이뤄졌으면 하는 건 뭔가요?
 
▶ 이용수 할머니:
 
공식적으로 사죄하고 법적인 배상을 하라는 것. 24년간 계속 외쳐왔습니다. 그렇게 이행 돼야죠.
 
▷ 한수진/사회자:
 
공식적인 사과를 해야 한다.
 
▶ 이용수 할머니:
 
협상은 그것인 협상입니다. 공식적인 사죄하고 법적인 배상하라는 것.
 
▷ 한수진/사회자:
 
바라는 건 오직 한 가지다 하는 말씀이시군요.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건강하십시오.
 
▶ 이용수 할머니:
 
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까지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와 말씀 나눴고요. 이어서 추측성 보도를 흘린 일본의 속내는 무엇인지 우리 정부가 어떻게 판단하고 대처해야 할지 일본 현지 전문가와 말씀 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 도카이대 교양학부 김경주 교수 연결합니다. 김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일본 도카이대 교양학부 김경주 교수: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일본이 위안부 소녀상 이전 문제 참 오랫동안 집착해 왔는데요. 왜 이렇게 이 문제에 매달리는 걸까요?
 
▶ 일본 도카이대 교양학부 김경주 교수:
 
일본 입장에서 보자면 일종의 자존심 싸움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솔직히 그 소녀상이라고 하는 것이 설치된 이후 위안부 문제의 상징적인 존재가 되지 않았습니까.

더군다나 그것이 일본 대사관 앞에 있다고 하는 것이 말하자면 국제적으로 우리의 위신을 크게 손상시키는 것이다 라는 게 일본의 공식적인 주장인데요. 이번 말고도 소녀상이 세워진 이후로 미국의 각지에서도 기념비 소녀상 등등이 계속 세워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제적인 확산의 움직임을 막기 위해서라도 소녀상 철거에 상당히 집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쨌든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이 계속 쏠리니까 이 문제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요. 그런데 소녀상 이전을 한국이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일본 언론이 추측성 기사를 내보내지 않았습니까. 저의가 따로 있다고 봐야겠죠?
 
▶ 일본 도카이대 교양학부 김경주 교수:
 
일종의 언론 플레이라고 볼 수가 있겠는데요. 이건 바꿔 말하면 그만큼 지금 협상이 상당히 치열하다. 서로 간에 신경전 속에서 막바지 조율을 하고 있는 그런 상황으로 이해를 하시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일본 측의 보도 내용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과연 한국 정부가 어느 선에서 타협을 잡을 것인가 이게 관건인데요.

가장 큰 것은 일단 일본의 국가적인 법적 책임을 인정하라고 하는 거죠. 그게 모든 것의 출발점인데 지금 일본이나 한국이나 여러 가지 보도가 나오고 있겠습니다만 일본 역시 끝까지 예단할 수 없다 라고 이렇게 많이 보도를 합니다.

그러나 저는 개인적으로 지금 사태가 여기까지 온 이상 모종의 합의는 이끌어내지 않겠는가. 바꿔 말하면 이번 기회를 놓치게 되면 위안부 문제는 완전히 공중에 뜨게 되죠. 상당히 해결이 요원해지는 그런 시점이기 때문에 어떤 정치적인 결단을 수반한 그런 의미에서는 양국 모두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 일종의 합의는 도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일본 측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 어떤 해법을 생각하고 있을까요?
 
▶ 일본 도카이대 교양학부 김경주 교수:
 
해법 자체는 실은 2012년부터 나온 게 있죠. 당시에 일본의 외무성 차관이던 사사에 겐이치로 말하면 외무 관료 중에서는 탑인데요. 이 사람이 당시 한국 측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안이 바로 사사에안이라는 겁니다.

그것은 아베 총리가 사죄를 하고 그 편지를 주일대사가 할머니분들께 전달을 하고 그 다음에 일본 정부의 예산으로 기금을 마련함으로써 정부가 지원하는 이런 형식을 취하겠다 하는 것인데 문제는 이 안 자체는 지금 말씀드렸다시피 이미 3년 전에 나온 안이거든요.

그걸로 타결이 가능했다면 진즉에 타결이 됐겠죠. 그래서 이번에는 여기에 뭔가 더해서 일본의 성의가 있어야만 우리가 타협을 볼 수 있는 그런 시점인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가령 어떤 점이 논의될 수 있을까요?
 
▶ 일본 도카이대 교양학부 김경주 교수:
 
아무래도 합의 내용이 관건이겠죠. 그 편지에서 도의적으로 미안하다든가 가슴이 아프다 라든가 이런 식의 이야기가 아니라 정확하게 일본 정부로서 책임을 인정한다, 라는 그 부분이 포함이 돼 있느냐 하는 건데 이게 왜 중요하느냐 하면 결국에는 한국의 국민들 피해자 할머니분들은 물론입니다만 국민이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는 선이어야 하거든요.

그 선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러면 도의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이것은 어디까지나 인권침해였고 당시에 국제법에도 위반된 것이었다. 그래서 국가의 법적 책임을 인정하라고 하는 것이 한국 측의 일관된 주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것을 일본이 100% 받아들이겠느냐.

그러면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표현상의 여러 가지 기술적인 체크 이런 것을 하고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교수님, 법적인 책임 이에 따른 배상 이것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됐다는 게 일본 측 입장이지 않습니까?
 
▶ 일본 도카이대 교양학부 김경주 교수:
 
법적인 배상 문제는 끝났다, 라는 게 일본 측의 주장이죠. 1965년 기본 조약 때 모든 것이 완전하고도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게 일본 측의 주장이고 우리는 이것을 반인도적인 전쟁 범죄이기 때문에 그때 협상 대상이 아니다 라는 이 부분이 모든 출발점이자 마지막까지 서로 간에 조율을 하고 있는 부분이거든요.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는 이번에 일본이 어느 정도 협상 테이블에 임했다고 하는 것은 그 부분에 일종의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볼 수도 있고, 미국의 압력이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볼 수도 있는데 문제는 우리가 만약에 사사에안 그대로라면 솔직히 정부의 예산이 들어간 기금 그 부분만 빼고는 96년도에 출범했던 그 아시아여 성기금 그것과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실제적으로는 일본 정부의 예산이 들어갔었거든요.

그래서 그 당시와는 다른 즉 20년 전과는 다른 뭔가 더 진전된 안이 나와야만 한국 정부로써도 그것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을 일단 수용하게 되면 한국으로써도 어느 정도의 타협은 볼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 문제는 정부 간에 서로 간에 어떤 합의를 하더라도 한국이나 일본 국내에서 여전히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나올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오히려 한국의 박근혜정부의 부담이 더 크다. 부담이 더 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는 게 한국정부의 모습이거든요. 문제는 그렇다면 왜 이렇게 합의를 하려고 하느냐. 지금 한일 관계가 너무나도 경색이 되고 있기 때문이죠.

우리가 중장기적으로 한일관계 또는 동아시아 관계, 한국의 안보 그 다음에 이 지역의 평화 안정과 거기서 한국에서의 역할 이런 걸 생각할 때 일본과의 관계를 이대로 놔둬서는 국익에 상당히 저해된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위안부 문제를 일단 정부 간에 합의를 하자는 게 올해의 움직임이었고요.

저는 양국의 국민 모두가 100% 납득할 수 없는 내용이라 하더라도 지금 이 단계에서 정치적인 합의를 보는 것은 그만큼 큰 의미가 있다.

만약에 합의가 된다면 모든 게 일괄적으로 해결되지 않더라도 첫걸음으로서는 상당히 의미가 있는 진전이 될 것이다, 만약 반대로 합의를 못 본다면 한일 관계는 이대로 오히려 악화일로, 경색국면이 중장기화 될 수밖에 없는 거죠. 이미 4년 동안 상당히 악화됐기 때문에 양국 정부 모두 약간은 조율하는 모습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치적으로 합의가 이뤄졌다고 해도 문제는 남지 않겠습니까?
 
▶ 일본 도카이대 교양학부 김경주 교수:
 
물론이죠.
 
▷ 한수진/사회자:
 
후폭풍은 거셀 것 같은데요?
 
▶ 일본 도카이대 교양학부 김경주 교수:
 
한국에서는 말하자면 정대협을 시작으로 여러 시민단체에서 정부의 정책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올 우려가 크고요. 일본 역시 아베의 지지 기반이 위안부 문제는 애당초 존재도 하지 않는다. 그건 인신매매고 말하자면 매춘과 뭐가 다르냐, 이런 망언을 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이 있습니다.

이것은 언론뿐만 아니라 정치가들 중에서도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 사람들은 여전히 그런 주장을 할 우려가 크죠. 문제는 사회 전체가 어떤 합리적인 선택을 할 것이냐.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양국 정부와 국민들이 어떤 길을 나갈 것이냐는 우리 스스로의 판단에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소녀상 이전을 내걸고 사과를 이끌어내서는 안 될 것 같고요.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잘 들었습니다. 일본 도카이대 교양학부 김경주 교수와 말씀 나눴습니다.

▶ [영상뉴스] '항상 옆에 있을게요' 日 대사관 앞 소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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