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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농업인의 날·보행자의 날 압도한 '빼빼로데이' 위력

어제(11일)는 숫자 1이 네 번이나 반복되는 11월 11일이라 한국과 중국 일본 모두 유통업체들이 바빴습니다. 우리는 그 유명한 빼빼로데이, 일본은 포키데이, 중국은 싱글즈 데이, 독신자의 날이었는데요, 사실 외우기 좋은 이날은 너도나도 기념일로 삼고 싶어 탐내는 날이기도 하고, 세계사적으로도 중요한 날이어서 많은 나라에서 공휴일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김아영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우리나라의 경우 법정 기념일로 치면 농업인의 날이자 보행자의 날입니다.

먼저, 농업인의 날은 지난 1996년부터 시행됐는데 이맘때쯤이면 농민들이 수확을 마무리하고 한숨 돌릴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고, 또 한자로 '일 십'과 '한 일'자를 하나로 합치면 '흙 토'자가 되기 때문에 유래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보행자의 날은 국토부가 보행의 중요성을 알리자는 취지에서 5년 전, 두 다리와 비슷하게 생긴 11월 11일을 보행자의 날로 정했습니다.

이밖에 지난 2006년부터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전략적으로 데이 마케팅에 나서겠다며 가래떡 데이 행사를 주도하고 있고요, 코레일도 모양이 기찻길을 닮은 11월 11일을 레일 데이로 지정해 승차권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음악계에서는 2005년부터 이날을 '우리 가곡의 날'로 부르는데요, 청소년들에게 인기 있는 날을 일부러 고른 거라는 설명입니다.

이 외에도 대한 안과학회에서는 한자 '눈 목'자에 11 모양이 들어간다고 해서 '눈의 날' 과 '눈 사랑 주간'을 만들었고, 지체장애인협회는 지체장애인들의 직립을 기원하며 지체장애인의 날로 정했는가 하면 청주시에서는 올해부터 젓가락의 날로도 선포했습니다.

한편, 미국에서 이날은 재향군인의 날로 불리고 캐나다나 영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종전기념일로 통합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게 1918년 11월 11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가보훈처와 부산시도 매년 이날이면 부산에 있는 UN 기념공원을 향해 묵념을 하며 6·25 참전 용사들의 희생을 기리는 '턴 투워드 부산'이라는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합니다. 우연히도 대한민국 해군이 창설된 기념일이기도 하고 말이죠.

그렇지만, 생소한 날들이 대부분이죠. 그만큼 제과업계와 유통업계의 빼빼로데이 마케팅이 압도적이었다는 뜻인데요, 이에 대해 한 심리학 전문가는 빼빼로가 쾌락재여서 소비를 통해 얻는 즐거움을 대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도 분석하고 있습니다.

▶ [취재파일] 11월 11일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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