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안이 철저한 서울 강남의 한 고급 빌라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커다란 상자가 택배로 배달됐는데 그 상자 안에 도둑이 숨어 있었습니다.
장훈경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남의 한 고급 빌라입니다.
택배 기사가 커다란 상자를 갖고 엘리베이터에 탑니다.
경비원에게는 상자 안에 장식품이 들어있다고 말했는데, 엘리베이터 안에서 갑자기 상자 쪽으로 몸을 숙여 뭔가 얘기를 나눕니다.
7층에 내린 택배 기사는 5분 뒤 다시 상자를 갖고 내려옵니다.
상자 안에 들어있던 건 장식품이 아니라 33살 임 모 씨였고, 택배 기사로 위장한 35살 안 모 씨는 임 씨를 빌라 안에 두고 건물 밖으로 빠져나왔습니다.
불법 택시 영업, 이른바 콜뛰기 사원인 임 씨는 이 빌라 주민의 심부름을 한 적이 있어서 현관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습니다.
완벽한 범행을 꿈꾸며 건물 비상계단에서 무려 17시간을 숨어 있다가 집 안으로 들어갔지만, 안방에는 피해자의 지인이 있었습니다.
임 씨는 심부름을 하러 왔다고 둘러대고 집을 빠져나왔는데, 결국 이 피해자 지인의 신고로 이달 초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임 씨는 빌라에서 현금 30만 원을 훔쳤는데, 자신을 상자에 담아 빌라 안에 들여보내 준 안 씨와 함께 경찰에 구속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