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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 치매' 7만여 명, 사고·범죄 무방비 노출

<앵커>

보호자 없이 혼자 살며 스스로를 돌보는 독거 치매 환자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혼자이다 보니 각종 사고나 범죄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요.

우리나라 독거 치매 환자의 실태를 한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가정집에서 불이 나 1명이 숨졌습니다.

다가구주택에서 난 불로 집주인이 온몸에 3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보호자 없이 혼자 사는 '독거 치매' 환자들이 낸 화재들입니다.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치매 환자는 43만여 명, 이 가운데 혼자 사는 치매 환자가 18%인 7만 7천여 명이나 됩니다.

문제는 이들 독거 치매 환자들은 돌봐줄 보호자가 없어 병세가 더 빨리 진행되고, 그로 인해 각종 사고와 범죄에 연루되기 쉽다는 점입니다.

영국 런던대학 조사 결과, 독거 치매 환자는 보호자가 있는 치매 환자보다 병세가 15%가량 더 빨리 진행됐습니다.

[이준영/서울대학교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약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게 됩니다. 치매가 훨씬 더 빨리 진행이 되고요. 또 어울려 살지 않고 혼자 있다 보면 치매 증상이 훨씬 더 악화되게 됩니다.]

게다가 돌봐주는 보호자가 없다 보니, 이성적 판단이 안 되는 상태에서 화재나 교통사고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비율이 25%p가량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독거 치매 환자가 저지른 범죄가 한 해 평균 200여 건 발생합니다.

미국이나 일본 등은 지역의 치매 관리센터가 독거 치매 환자를 돌보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서울 같은 일부 지자체에만 이런 시스템이 갖춰져 있습니다.

[모현희/서울 동작구 보건소장 : 방문했을 때 여러 가지 열악한 상황이 저희 눈에 보여서 사각지대로 관리하고 있고요. 이분들에 대한 지원 체계, 사회적 관심이 많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환자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지역 치매관리센터 확충 같은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합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최은진,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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