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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만큼 기부…꿈을 선물하는 마라톤

<앵커>

휠체어가 없어 자신의 꿈을 포기하려던 장애인 소년에게 한 대학생이 꿈을 선물했습니다. 자신이 소년을 위해서 대신 발로 뛰면서, 경기용 휠체어를 마련해서 선물했습니다.

박하정 기자입니다.

<기자>

26살 양유진 씨는 독감에 걸려 고생하면서도 오늘(15일) 마라톤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뛴 거리만큼 돈을 기부하는 마라톤 행사에 올해 처음으로 도전했기 때문입니다.

[양유진/경희대학교 체육학과 : 항상 설레는 것 같아요. 끝까지 완주해서 좋은 곳에 기부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양 씨는 태어날 때부터 하반신을 쓸 수 없던 16살 박윤재 군을 처음 만난 지난해부터 기부 마라톤에 참여했습니다.

휠체어 레이싱 선수를 꿈꿨지만, 돈이 없어 꿈을 접은 윤재에게 자신이 희망을 주겠다고 나선 겁니다.

[박윤재 : (휠체어) 가격이 비싸니까 저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운동)하지 말까? 비싸니까….]

양 씨의 이런 희망은 장애인육상연맹도 함께 움직여 기부 마라톤 대회가 시작됐습니다.

고성에서 경포대까지 108km는 발로 뛰고, 전국 1천700km를 자전거를 타고 윤재를 위해 내달았습니다.

양 씨의 이런 사연은 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시민 142명이 450만 원을 보내왔고 휠체어 회사도 동참했습니다.

이번 달 말이면 휠체어를 받게 될 윤재는 레이싱 무대에 설 날만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애들이 밖에서 노는 것 보고 나도 뛰어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서도 뛸 수 있으니까 재밌어요.]

양 씨의 오늘 마라톤 기록은 평소보다 1시간 정도 늦었지만, 다른 여성 장애인 단체에도 기부할 수 있다는 마음에 온종일 뿌듯하기만 합니다.

[내 취미나 재능 가지고도 기부를 할 수 있다는 걸 알고 나서부터 취미 생활을 하는 것도 더 재미있어졌고 성취 욕구도 생겨서 기부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것 같아요.]

(영상취재 : 홍종수·신동환, 영상편집 : 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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