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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검사 성추행 사건 뭉갠 검찰 수뇌부

올해 초 현직 판사인 유 모 판사가 여자 후배 2명을 성추행한 사실을 시인했다는 소식 8시 뉴스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피해자와 목격자의 진술이 일치하고 자백까지 확보했으니 당시 서울중앙지검 수사 관계자는 늦어도 1월 안에는 기소할 거라고 자신 있게 밝혔는데요.

수사가 마무리된 지 석 달이 지나서 벌써 3월이 됐는데도 기소 처리는커녕 오히려 불기소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이보다 앞서 있었던 이진한 검사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을 불기소하기 위한 사전 포석 작업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습니다.

채희선 기자가 취재파일을 통해 전했습니다.

이진한 검사 사건도 지금까지 1년이 넘도록 기소되지 않았습니다.

이진한 검사는 얼마 전 서울 고검으로 발령 나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출근하고 있습니다.

이 검사와 유 판사 두 사건 모두 이미 해당 수사팀도 인사 발령을 받아 각 지방검찰청으로 뿔뿔이 흩어진 상태입니다.

그런 가운데 중앙지검 수뇌부가 이진한 검사 건에 대해 기소 유예 방침을 세우면서 덩달아 유 판사 건에 대해서도 검찰총장에게 직접 불기소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혐의가 같은데 한쪽만 기소할 경우 비난 여론이 일 테니 두 사건을 세트로 묶어 같은 수순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선제 조치를 밟은 겁니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골프장 캐디 성추행 사건에서도 봤듯이 검찰의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 이중 잣대입니다.

일반인들의 성추행 사건이 대부분 곧바로 재판에 넘겨지는 것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죠.

권력자에 대한 법 집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검찰의 신뢰가 추락하고 사법 정의가 실종됩니다.

그동안 외쳐온 4대 악 척결이 불가능하다는 건 말할 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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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새 학기 대학 캠퍼스에서는 방문 판매원들이 활개치고 다닙니다.

주로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수업 시작 전이나 후에 강의실에 들어와서는 각종 인터넷 강의 교재와 수강권을 파는데요.

절대로 현혹되지 마시기 바랍니다.

경제부 임태우 기자가 4년 차 방문 판매원으로부터 들은 이들의 상술을 취재파일에 자세히 남겼습니다.

[강의실/방문판매원 : 3월 첫주가 완전히 피크여서 전국 대학에 다 들어가는 겁니다, 몇백 명씩. 한 학교에 막 열 몇 명씩 겹치는 경우도 있고, 학생들한테 정말 대단한 지원을 하는 것처럼 폼을 잡는 거죠.]

이런 방문판매원들은 학교를 독점적으로 드나들기 위해 미리 총학생회에 수백만, 수천만 원을 건네고 심지어 술집 접대를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전단지에 학생회 또는 잘하면 총장의 직인도 찍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면 순진한 새내기뿐 아니라 교수들도 마치 공식 행사인 줄로 믿는다는데요.

반드시 기억하셔야 합니다.

이 방문판매원들은 인터넷 강의를 보통 한 40편 정도 들을 수 있는 가격에 특별히 500에서 1천 편을 판매한다고 하는데 이 중 최신 인기 강좌는 10개가 될까 말까입니다.

나머지는 오래된 비인기 강좌들을 총판업체로부터 대량으로 헐값에 구한 뒤 짜깁기한 것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어떤 판매원들은 일정 수준 수강할 경우 낸 돈의 80%를 환급해 준다는 솔깃한 제안까지 하는데요.

1학년 첫해에 그 많은 걸 다 듣기도 어렵거니와 막상 환급을 받으려고 전화를 해도 없는 번호라고 나오기가 일쑤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문제는 절대로 취소가 안 된다는 점입니다.

일단 신청서를 쓰고 나면 나중에 마음이 바뀌었다고 해도 입금을 독촉하고 또 환불 수수료를 터무니없이 요구해 결국에는 이용하게 만드는 수법입니다.

요새 하도 취업이 어렵다 보니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어학이다 IT다 학생들이 해야 할 공부가 많은 건 사실인데요.

그렇다 해도 방문판매원의 말에는 귀를 닫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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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에서는 한 아버지와 딸의 살벌한 싸움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대기업 총수 부녀의 혈투인데요.

그 아버지에 그 딸이란 말처럼 어느 한 쪽도 물러서지 않고 심지어 공개적인 인신공격까지 난무합니다.

최선호 특파원이 취재파일을 통해 전했습니다.

일본의 가구 회사 오오츠카의 창업주인 회장과 사장인 그의 장녀가 경영권을 놓고 정면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회장인 아버지는 기자회견에서 딸을 가리키며 "내가 사장 선임을 잘못했다"고 하고, "내가 나쁜 아이를 키웠다"는 폭언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한 반격으로 딸은 "아버지와 소통이 되지 않는다"며 "아버지 식 경영으로는 회사에 미래가 없다"고 맞섰습니다.

이 둘의 갈등은 일본 재계에서 1세대와 2, 3세대가 겪는 고민을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신뢰와 사람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고집할 것인지 아니면 가격 경쟁력과 합리성을 중시하는 미국식 방식으로 변화할 것인지가 충돌하는 겁니다.

이 가구회사도 아버지는 원래대로 회원제로 고급스럽게 운영하려 하는 반면 딸은 이케아처럼 대중적이고 친근하게 운영하자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실적에 따라 서로가 서로를 해임하는 상황이 반복됐고 이제 결론은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로 정해질 예정인데요.

경영 방향은 정반대지만, 자신의 뜻을 관철하고야 마는 제왕적인 스타일만큼은 그야말로 판박이라는 게 현지인들의 평가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가족 간의 특히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이 많았는데요.

이왕이면 오오츠카 부녀처럼 좀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내용이 있는 다툼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우리의 경우는 무조건 욕망만 대립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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