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금 전 보도에도 있었습니다만은, 요즘 어린이용 치약이 과연 안전한가 이런 논란들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파라벤이라는 물질이 논란이 되었었는데, 또다른 물질이 논란이 되고 있다고 해서 정책사회부 하현종 기자를 이 자리에 초대했습니다. 현장브리핑 진행하겠습니다.
어서오시죠. (네, 안녕하세요.)
여러가지 물질들이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데, 파라벤에 이어서 또다른 물질이 발견이 되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적색 2호라는 물질입니다.
보통 어린이용 치약들 하면 딸기나 사과같은 과일향이 나는 게 많지 않습니까.
아무래도 아이들이 톡 쏘는 불소 맛 보다는 향긋하고 달달한 과일향을 선호하기 때문인데, 예컨대 딸기향 치약의 경우에는 색깔도 빨간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빨간 색을 내기 위해서 사용되는 색소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적색 2호라는 색소입니다.
문제는 이 적색 2호가 국제적으로 발암의심물질로 분류 된다는 사실입니다.
전문가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임종한/인하대 직업환경의학교 교수 : 적색 2호는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고요. 동물 실험 결과 불임이나 기형아 발생 위험이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금지된 제품입니다.]
네, 들으신 것처럼 미국 FDA는 이 적색 2호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식품은 물론이고요, 의약품이나 화장품에도 사용할 수가 없게 돼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 나라에서 시판중인 어린이용 치약 328종 가운데 43개 제품이 이 적색 2호 색소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전체의 약 13% 정도가 되는건데요.
더 큰 문제, 치약 뒷면에 성분 표시 있잖습니까?
그 성분 표시에 색소는 표기가 안돼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치약 제조업체들이 색소에 대해서는 식약처에 신고를 하도록 되어있는데, 표기 의무가 없기 때문에 포장 겉면에 표시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구분해내고 싶어도 구분해낼 수가 없는 그런 상황이 지금 벌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어린이 치약이라는 것은 먹진 않지만 입에 닿을 수 있고 아이들은 양치를 하다보면 또 삼킬 수도 있는 이런 것들이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 뭔가 조치가 필요하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식약처는 여기에 대해서 뭐라고 이야기 합니까?
<기자>
식약처의 태도에는 이해하기 힘든 구석이 많습니다.
식약처는 우선 적색 2호의 유해성이 완벽하게 입증된 것은 아니라는게 기본적인 입장입니다.
미국 FDA는 발암의심 물질이고 안전성이 입증이 안되었기 때문에 식품등에 사용하지 말라는 건데요.
우리 나라 식약처는 반대로 유해성이 완벽하게 입증된 것이 아니라서 괜찮다는 게 기본 입장입니다.
미국의 기준은 너무 엄격하다는 거죠.
그런데 식약처의 태도가 더욱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지난 2008년에 어린이 기호식품에 대해서는 적색 2호의 사용을 금지했다는 겁니다.
어린이 식품에는 사용을 금지하고 치약에는 사용을 허가하고 있는데, 그 이유를 물었더니 답이 참 재미있습니다.
치약은 기본적으로 뱉어 내도록 돼 있는데, 따라서 먹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적색 2호의 사용해도 괜찮다라는 겁니다.
하지만 아이가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이들이 이를 닦고 충분히 헹구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또 과일향이 난다는 이유로 그냥 짜서 먹는 경우도 많이 있지요.
따라서 식품은 불허하고 치약은 사용을 허가해준다라는 게 설득력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게 중론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 타르 계열 색소라고 하는데, 이 적색 2호라는 게. 다른 것들은 문제가 없습니까?
<기자>
네. 타르 색소라는 게 기본적으로 석탄 타르에서 추출한 벤젠이나 나프탈렌을 합성해서 만든 색소인데요.
원래는 섬유나 옷감의 착색을 위해서 개발이 된겁니다.
지금 얘기하고 있는 적색 2호 뿐 아니라 황색 4호, 황색 5호, 녹색 3호 같은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색소들은 모두 독성이 좀 강한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이 타르 계열 색소들은 ADHD 즉 과잉행동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들이 있고요.
또 종류별로는 알레르기나 천식, 유전자 변형 까지도 일으킬 수 있다 라는 연구 보고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일부 타르 계열 색소들에 대해서 사용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 그러면 생각을 해봐야 할 부분이 이 타르 계열 색소들을 대체할 만한 색소가 없느냐 라는 건데, 있습니다.
심지어 많이 있습니다.
안전성이 입증되어있는 천연 색소도 많은데 굳이 식약처가 안전 여부가 불확실한 타르 계열 색소를 허용해줘야 하는지 굉장히 의문입니다.
김용익 새정치연합 의원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용익/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 타르 색소는 순전히 미관을 위한 것이고 기능적으로는 아무런 역할이 없습니다. 치약의 색소 사용자체를 식약처가 이번 기회에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이것 뿐만 아니라 이번 국정감사에서 치약 논란이 사실 여러번 있었는데, 이거 말고도 이제 파라벤이 유해하냐 이부분에 대한 논란이 있었는데, 이것은 어떻게 되가고 있습니까?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 7일 식약처 국감에서 일종의 방부제인 파라벤이 치약에 사용되고 있다라는 부분이 상당히 논란으로 떠올랐었는데요.
파라벤은 식품이나 화장품, 의약품 등에 보존제로 쓰이는 성분입니다.
남용될 경우에는 유방암이라던가 남성 생식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서 유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치약에 파라벤 함량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이런 주장이 제기가 됐었는데, 이 문제는 식약처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파라벤 함량을 잘못 기재한거다 이렇게 밝히면서 해프닝으로 마무리가 되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아쉬운 점은 남습니다.
식약처의 존재 이유는 식품이나 의약품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을 덜어주는데 있을텐데, 너무 느슨한 기준을 적용하거나 잘못된 기준을 적용해서 도리어 국민들의 불안을 증폭 시키는거 아니냐는 이런 지적들이 많습니다.
식약처의 태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