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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친구…유기견과 함께한 트래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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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만남은 제가 그 친구에게 미트볼을 건네주는 것에서 시작됐습니다. 작년 11월, 에콰도르에서 열린 모험 경주 세계 선수권 대회. 트래킹 도중 잠시 밥을 먹고 있을 때, 앙상하게 마른 그 친구를 만났습니다. 제가 이끄는 스웨덴 4인조팀은 그 친구의 슬픈 눈을 외면하지 못하고 미트볼을 건네줬습니다. 그게 고마웠는지, 그 친구는 그 뒤부터 저희를 따라왔습니다. 

처음엔 조금 따라오다 말겠거니 싶었지만 그 친구는 뒤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고된 산행에도, 무릎까지 오는 진흙탕을 건널 때도 저희 곁을 지켰습니다. 그 친구의 안전이 걱정돼 일부러떼어내려고 해봤지만, 결코 떠나지 않았습니다.

결정적인 사건은 카약을 탈 때 일어났습니다. 57km의 깊고 험난한 강을 건너는 것까지 따라올 수 없다고 생각해 강가에서 아쉬운 작별을 고했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저희가 배를 타고 떠나는 것을 보고 머뭇거리더니 갑자기 강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차마 두고 볼 수 없어 배에 그 친구를 태웠습니다. 저는 그 친구와 운명이라는 걸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팀원들도 속도를 조금 늦췄습니다. 결국 12위로 692km의 경기를 완주했습니다 . 

1년에 한 번 열리는 이 대회를 위해 모든 걸 바쳐 연습했지만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상을 타는 것 대신 소중한 친구를 얻었기 때문이죠. 저는 그 친구를 스웨덴의 집에 데려와 가족으로 삼았습니다. 아서 왕의 용맹함에서 따와 ‘아서’라는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아서의 이야기는 언론에 대서특필 됐습니다. 유기견을 돕는 ‘아서 재단’도 생겼습니다.

아서는 지금 저와 또 다른 경주 연습을 합니다. 제 아내와 딸, 아서가 있는 모습을 보면 작년 겨울, 길에서 우연히 만난 이 친구가 ‘하늘에서 온 천사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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