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지구 주위에는 위성 잔해를 비롯한 수많은 우주 쓰레기들이 총알보다 빠른 속도로 궤도를 돌고 있는데요, 며칠 전 우리나라 위성 아리랑 3호가 우주 쓰레기와 충돌할 뻔해 긴급히 고도를 높였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정구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2년 발사된 아리랑 3호입니다.
685km 고도에서 광학 카메라를 이용해 지구 곳곳의 사진을 찍는 다목적 실용 위성입니다.
그런데 지난 2일 아리랑 3호가 우주 쓰레기와 충돌할 위험이 포착됐습니다.
국정원은 해외 정보기관과 한국 항공우주연구원 등의 자료를 종합해 12월 5일 다른 위성의 잔해가 아리랑 3호와 62m 거리까지 근접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외부 물체가 100m 이내로 접근하면 충돌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가정보원 관계자 : 파편의 직경은 12cm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아리랑 3호와 위성파편 간의 상대 속도가 1초당 14.7km에 달합니다. 총알 속도의 10배 이상에 해당합니다. 아리랑 3호의 심각한 파손 가능성이 있어서….]
항우연은 위성의 추력기를 이용해 아리랑 3호의 고도를 150m 상승시키는 긴급 회피기동을 실시했습니다.
지난 2011년에도 러시아 위성이 우리나라 천리안 위성과 부딪힐 가능성이 제기돼 천리안이 회피기동을 실시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런 회피기동은 위성 연료를 소모하는데 위성은 연료를 충전할 방법이 없어 정확한 위험 예측이 중요합니다.
우주 쓰레기가 늘면서 지난 5월에는 18m 길이의 작업용 로봇팔이 우주 쓰레기와 충돌해 로봇팔에 구멍이 뚫리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국정원법 개정으로 우주 안보 분야 정보를 수집 중인 국정원은 10cm 이상의 인공 우주물체 2만 3천여 개가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열, 화면출처 : 한국 항공우주연구원·ESA 유럽우주국·CSA 캐나다 우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