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속눈썹 연장술을 받고서 충혈이나 염증 같은 부작용을 겪었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눈가에 직접 닿는 접착제 성분을 환경부가 분석했더니, 가장 많이 쓰이는 3개 제품 모두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습니다.
장훈경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이 여성들은 속눈썹 연장술을 받을 때마다 눈이 충혈되거나, 눈가가 부풀고, 눈썹이 빠졌다고 호소합니다.
[이연미/속눈썹 연장 부작용 피해자 : 할 때마다 눈물이 심하게 나고, 하고 나면 눈이 좀 붓고 되게 시리고 따가워요.]
부작용이 심해 대인 관계에 문제가 생길 정도였습니다.
[장윤서/속눈썹 연장 부작용 피해자 : '너 눈이 왜 이렇게 빨개?' 그러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거예요, 계속. 사람을 만나기가 싫더라고요.]
속눈썹 연장 업소들이 많이 쓰는 전문가용 접착제 성분을 환경부가 분석했습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3개 제품에서 나와선 안 되는 메틸메타크릴레이트라는 화학물질이 검출됐습니다.
통증이나 가려움, 알레르기성 피부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입니다.
세 제품 중 하나에서는 접촉성 피부염과 결막염을 유발하는 톨루엔이 기준치의 3배 가까이 검출됐습니다.
판매 전 유해물질 검사가 허술해 걸러지지 않는 것입니다.
메틸메타크릴레이트 같은 함유 금지 물질은 제조사가 스스로 안 썼다는 확인서만 내면 신고번호를 내주고 판매를 허가합니다.
제조사는 기준치 이하로만 쓸 수 있는 함량 제한 물질 검사 결과만 제출합니다.
[환경부 관계자 : (검사비가) 150만 원 정도 들거든요. (함유) 금지 물질을 다 조사하라고 하면 그게 다 사업체에 부담이 되는 거거든요.]
유해물질이 제품에서 검출되는 것 자체도 문제지만, 전문가들은 속눈썹 접착제의 안전 기준이 일반 접착제와 거의 같다는 것을 더 심각하게 봅니다.
[함승헌/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미용 접착제는 피부 그리고 눈 부위에 직접 도포해 사용하는 만큼 하루속히 제대로 된 연구를 통해 (일반 접착제보다 강화된) 안전 기준이 마련돼야….]
환경부나 소비자원이 검사할 때마다 거의 매번 속눈썹 접착제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는데 이번에 위반이 확인된 제품 중 하나도 지난해 환경부 조사에서 이미 적발된 제품이었습니다.
제조사가 적발 후 새로 검사를 받아 똑같은 이름으로 다시 판 것입니다.
[장철민/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환노위) : 사전에 검사하거나 인증하는 체계가 굉장히 부실한 상황이고 사후 조치도 굉장히 엄격하게 앞으로 해나가야….]
속눈썹 접착제를 생활 화학제품이 아니라 미국, 캐나다처럼 화장품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강동철·양두원, 영상편집 : 박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