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덕유산에서 위치추적기가 달려있지 않은 반달가슴곰이 포착됐습니다. 지리산에 방사한 곰의 새끼인지, 새로운 토종 야생곰인지, 관계기관이 확인에 나섰습니다.
이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해발 1천80m, 덕유산 백련사 근처 숲속입니다.
반달가슴곰 1마리가 생포용 덫인 트랩 앞을 지나가고, 잠시 뒤 트랩 앞에 멈춰 앉기까지 합니다.
지난달 13일 저녁 처음 발견된 반달곰은 사흘 뒤인 16일 오전에 다시 무인센서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귀에는 위치추적기가 없어 미확인 야생곰으로 추정됩니다.
지난 4~6월까지 반달곰을 봤다는 제보가 잇따르자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이 포획에 나섰습니다.
곳곳에 생포용 덫을 놨지만, 아직 잡지 못했습니다.
[정우진/국립공원공단 반달곰연구팀장 : 이 트랩 설치된 데가 반달곰이 먹이로 하는 주먹이도 많고 아주 곰이 서식하기엔 좋은 장소입니다.]
생포트랩 주변에는 이처럼 무인센서카메라가 설치돼 있어서 반달가슴곰이나 야생동물이 다가오거나 지나가면 바로 포착할 수 있습니다
덕유산에서 반달곰이 발견된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지난해 발견된 곰은 지리산에 풀어준 곰의 후손으로 확인돼 'KM86'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번 개체도 지리산 후손 곰인지, 아니면 새로운 토종 야생곰인지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3년간 백두대간을 누비다 지난 6월 지리산에 돌아왔던 KM53 반달곰은 한 달 만에 다시 90km 떨어진 김천 수도산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안진석/반달곰연구팀 주임 : 맞은편 능선의 8백 고지 정도에서 조금씩 우측으로 이동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연구팀은 수컷인 KM53이 짝짓기를 위해 지리산에 왔던 만큼 내년 봄 새끼 곰 소식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김민철)